[기자수첩] 태산명동에 서일필

[기자수첩] 태산명동에 서일필

강기택 기자
2004.09.17 11:18

[기자수첩] 태산명동에 서일필

12일 오전 11시14분, 연합뉴스는 `북한 양강도서 또 대규모 폭발’이란 기사를 베이징발로 긴급타전했다. 용천역 폭발보다 더 크고, 버섯 구름이 관측됐다며 핵실험 일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AP 등 세계의 주요 통신사들은 곧바로 이를 받으면서 양강도 폭발은 국제적인 뉴스로 부상했다. 마침 뉴욕타임스도 이날자 인터넷판에서 북한이 최초로 핵무기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을 백악관이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양강도 폭발 = 핵실험’이라는 추측에 무게를 더했다.

또 한국이 우라늄 농축문제로 핵개발 의혹을 국제사회로부터 받고 있던 터라 `양강도 폭발' 기사는 남북한을 동시에 `뉴스메이커'로 만들었다.

그러나 양강도 폭발은 수력댐 건설을 위한 발파작업인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첫보도가 있었던 날인 12일 한국정부와 미국 국무부가 핵실험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힌 데 이어 13일 북한 백남순 외상은 영국 외무차관에게 수력댐을 만들기 위해 산을 폭파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다음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북한의 설명이 우리가 위성을 통해 본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연합뉴스의 양강도 대규모 폭발 핵실험 가능성은 기사는 `한바탕 해프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반작용은 만만치 않다. 연합뉴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제기한 북한 핵실험 가능성과 후속보도는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맞물려 국제사회에서 온갖 억측을 낳으며 증폭됐다. 결국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다시 환기시킨 결과를 낳았다.

연합뉴스는 양강도 폭발 사건을 특종한 개가를 올렸지만 이를 핵실험 가능성과 곧바로 연결시킨 것은 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핵문제가 갖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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