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화중밀어(花中蜜語)의 교훈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중국 베이징법인 대회의실에는 한폭의 동양화가 시선을 끈다. 이 회사 방계주 사장이 최근 베이징시 노조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그림이다.흐드러지게 핀 꽃 속에서 새 두마리가 사랑을 속사이는 '화중밀어(花中蜜語)' 라는 작품이다.
언뜻보아서는 평범한 동양화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노사 화합의 의미가 담겨있다. 노동자와 경영자가 다정한 2마리 새처럼 서로 화합하면서 일해 좋은 결과를 얻자는 뜻이다.
그림에 담긴 의미도 의미이지만 베이징내 사업장을 총괄하는 상위단체 위원장이 이를 보냈다는 데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방 사장은 토로했다. 회사 역시 사원복지에 힘쓰며 좋은 일터를 가꿔가고 있다. 회사가 실천하는 10가지 경영 수칙 중에는 중국직원을 동반자로 생각하자, 솔선수범하고 희생정신을 갖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이런 물질적 정신적 화합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면서 설립이래 연 22%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LG전자 중국사업 전체로 봐도 중국에 진출한 외국가전 중 가장 성공한 기업이란 평가를 받으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00억달러에 내년엔 목표가 150억달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노사화합은 어느 수준에 있는가. 올해에도 주요사업장들은 노사갈등의 깊은 골은 여전했다. 해외투자에 대해 노조는 고용감소를 우려해 해외공장 설립시 사전에 노조와 합의할 것으로 사측에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과거에는 저렴한 인건비등에 중점을 두었지만 이젠 화합하기 힘든 노사관계가 무시못 할 고려요인이 됐다. 연례행사처럼 치루는 노사분규의 대립과 반목이 기업경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노사는 다시 되씹어 봐야 한다. 노조는 강경이미지를 벗고, 사측은 좋은 일터로 꾸미며 '화중밀어' 그림을 주고받는 다정한 모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