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대 포털의 '집 옮기기'
올들어 인터넷업계의 양대산맥인 NHN과 다음이 약속이나 한듯 서울 탈출을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연초 NHN이 분당이전을 발표하자, 이에 뒤질세라 다음은 지난 4월 제주이전을 선포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들의 본사이전 계획은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등 지방발전정책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유명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효과 외에 인지도 상승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 절감과 근무여건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듯 보였다.
그러나 양사의 본사이전 계획은 시작단계부터 암초를 맞고 있다. NHN의 분당이전은 지난 14일 성남시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성남시의회는 "특정업체에 공유지를 시가보다 낮은 감정가로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5년간 분할납부케 하는 것은 특혜 소지가 있다"며 안을 부결했다. 분당주민들은 23층짜리 NHN빌딩이 들어서면 주변환경이 나빠지고,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며 반대시위까지 했다고 한다.
다음도 선발진들이 먼저 내려가 제주지점을 열고, 단계적 이전을 추진 중이지만 처음 계획보다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난 8월26일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 제주지점을 방문할 당시 이재웅 사장은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지자체들의 지원제도가 현실적이지 못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요청했을 정도다. 당초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제주도와 정부당국이 실제 상황에 맞부닥치자 관련 법규 미비 등을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본사이전 추진은 비용절감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제도의 미비와 지역이기주의라는 현실의 벽이 이들 젊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부가가치·친환경사업체 유치라는 긍정적 부분보다 아파트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되는 분위기, 일단 유치만 해놓고 행정적 지원은 '나 몰라라'하는 무책임한 모습.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우리의 한 단면을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