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리모델링 '역차별'
우여곡절 끝에 정부의 리모델링시장 규제안이 발표됐다. 그러나 규제안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지금의 정부안대로라면 리모델링 시장 참여자인 건설업체들이 차라리 폐업 또는 불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발코니 면적 등 공용면적을 합치면 기존 평형보다 15~17평까지도 확장이 가능하다며 나름대로 리모델링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안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규제의 핵심은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면적의 20%(최대 7.56평 제한) 이상은 늘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요자들에게는 너무 작은 공간이고, 사업자에게는 채산성이 없는 크기다. 공용면적으로 합쳐 최고 17평까지 늘릴 수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공용일 뿐이다.
소형아파트와 대형아파트간 ‘역차별’이 발생하는 것도 이번 규제의 맹점이다. 예컨대 50평 아파트는 7.56평을 확장할 수 있지만 20평 아파트는 4평밖에 늘리지 못한다. 평형별 격차가 더 벌어지는 셈이다.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소형아파트 소유자들이 동의를 ‘보이콧’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형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 상계동 일대의 경우 슬럼화가 촉진될 수도 있다.
리모델링의 취지는 무분별한 증축을 통한 ‘재산증식’이라기보다 거주환경 개선차원의 개보수에 가깝다. 더욱이 과열 투기의 온상이었던 재건축시장 대안으로 제시된 리모델링이 재건축을 닮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메스’를 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장이 조성될 만큼의 여건은 만들어줘야 한다. 일선 조합의 반발 차원을 넘어 이미 일부 건설업체들이 리모델링 부서를 없애버리거나 수주을 포기하는, 그 심각성을 주무부처는 생각해야 한다. 수익을 중시하는 기업이 시장을 마다할 리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