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이 고유가에 가장 취약
28일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장중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했다. 유코스 사태와 이라크 송유관 테러에 이어 허리케인 '이반'과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 연속되는 악재로 인해 유가 50불 시대가 열린 것이다.
최근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유가는 29일 소폭 내림세를 보였지만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지난달 20일 50달러 돌파에 실패, 원유시장을 떠났던 투기세력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건 스탠리와 와코비아 은행 등은 유가가 61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가 가져올 경제적 파장에 대한 전문가 입장은 의외로 느긋하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29일 반기 보고서를 통해 고유가에도 올해 세계경제가 30년래 최고인 5%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데이비드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75달러 이상 치솟지 않는 이상 미국과 세계 경제성장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침체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석유 의존도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는 상황이 다르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빗 로젠버그는 유가가 10달러 오를 경우 미국 경제 성장률은 0.5% 정도 줄어들게 되며, 이는 곧바로 수출 주도의 아시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8월 수출은 고유가로 인해 9개월래 최저치로 줄어들었으며, 일본도 최근 회복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일본은 1분기 연율 기준으로 6.4% 성장한 이후 2분기에는 1.3% 성장하는데 그쳤다.
일본은 그나마 경기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하향곡선을 타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아시아 주요 국가 중 한국만 올해 성장 전망을 4.8%에서 4.4%로 낮췄다. IMF도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기존의 5.5%에서 4.6%로 떨어뜨렸다.
한국은 고유가에 가장 취약한 경제인 것이다. 국제유가의 변동을 면밀히 주시하는 한편 대체 에너지 개발을 포함한 근본적인 장단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