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모양새가 좋지 않다

[내일의 전략]모양새가 좋지 않다

신수영 기자
2004.10.20 17:36

[내일의 전략]모양새가 좋지 않다

20일 시장이 급락했다. 장초 미 증시 하락과 외국인 매도에 영향받아 조정을 보이긴 했으나 오후장 폭락은 예견하지 못한 일이었다. 최소한 5일선(844) 정도의 지지는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종합지수 하락폭은 4개월여만에 가장 크다. 지수는 전날보다 27.16포인트(3.17%) 내린 828.61을 기록해 지난 6월11일(30.77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7.39포인트, 2% 내린 362.65로 후퇴했다.

이날 급락의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 하락, 이에 따른 아시아 주요 증시의 동반약세, 달러 약세와 중국 9월 수입 부진, 9일째 계속된 외국인 선물 매도, 메릴린치가 내놓은 펀드매니저들의 한국비중 축소 소식 등. 여기에 아랍 테러단체의 '서울 불바다설'도 가세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외국인 매도가 급락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지난주 일평균 2500억원 가량에서 이주 들어 1000억원 아래로 감소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 매도 종목을 살펴보면 매도 업종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흔들린 시장 심리..수급공포 확산

이날 외국인은 817억원을, 기관은 5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796억원을 샀다. 프로그램 매매는 26억원 매도우위로 대규모 팔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사자가 없어졌기 때문에 하락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급락 원인은 그동안 외국인 매도를 가볍게 봤던 기관들이 시각을 바꾸면서 사자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이 매수하며 지수가 상승해 시장을 좋게 보는 심리가 강했다"며 "따라서 외국인이 팔게 되면 시장을 나쁘게 봐야 했는데 그 사이 기관이 매수에 나서면서 자꾸 시장을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가 이날 외국인의 매도 종목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이자 긍정적 시각이 사라져버렸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급락을 부를만한 요인은 없었으며 구도상의 문제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매도 업종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매도로 돌아선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약 1조55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규모가 1조2600억원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철강주와 화학주, 은행주 등도 뚜렷히 매도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날도 장중 국민은행에 외국인 매도가 몰리면서 주가가 2.92% 하락했다. 역시현대차도 많이 팔아 주가를 4.54% 떨어뜨렸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금액기준) 1위는 물론삼성전자(488억9000만원)이었지만, 이밖에호남석유(82억원) 국민은행(78억원) 동국제강(62억원) 등도 많이 팔았다. 업종별로도 철강및 금속 업종을 5일째, 화학업종을 4일째 팔고 있으며 은행주에 대해서도 3일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가 삼성전자에 국한되면서, 그 배경을 IT 기업실적 하락과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등으로 해석하고 안도하는 심리가 컸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은행, 자동차 등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수급상 공포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도 좋지 않은 그림

이날 종합지수는 20일선(856)을 하향이탈해 장을 마쳤다. 몸통길이 23포인트의 긴 음봉으로 전날 20일선 저항에 봉착한 뒤 이날은 차이를 크게 벌려 우려된다. 기술적으로 지난 15일의 전저점(833)은 물론 830선도 밑돌아 한차례 더 조정이 있을 수 있는 시점이다.

이로써 추석 연휴 직전의 상승갭을 모두 메웠을 뿐 아니라 10월초 고점(머리), 추석 연휴 직전 저점(어깨), 이날 종가(어깨)의 '헤드&숄더'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전형적인 하락장 신호다. 몰론 급락으로 인한 반등이 있을 수 있으나 음봉과 기술적 흐름 등을 고려할때 지수가 쉽사리 오르기는 어렵다는 예상이다.

LG투자증권의 강 연구원은 "외국인 현물 매수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20일선이 상당히 중요한 지지선이 될 수 있다"며 "지지가 예상되는 지수대는 200일 이평선이 있는 820일선 정도"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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