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주가 800 붕괴 vs 지지후 반등
다행히 일기예보와 달리 오늘 날씨는 그다지 쌀쌀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란 은행잎과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귓불을 스치는 바람, 모두가 가을을 진하게 느끼게 하는 날씨였다. ‘날씨가 좋으면 증시도 좋다’는 속설이 오늘도 맞았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위헌 결정의 충격 속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증시는 22일 오름세로 마감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54포인트(0.92%) 오른 828.17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02포인트(0.28%) 상승한 359.27에 거래를 마쳤다.
반등답지 않은 반등..거래 부진도 부담
주가가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대세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합주가는 장중에 832.10까지 올라 830선을 잠시 회복했지만 후속 매수세 불발로 83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개장초 소폭 매수 우위를 나타내던 외국인이 592억원 순매도로 11일째 매도 행진을 계속한 것이 주가 상승을 억눌렀다.
위헌 효과와 향후 유가동향 및 외국인 매매 등을 보고 결정하자는 ‘눈치파’들이 많아지면서 거래도 매우 부진했다. 이날 거래소 거래대금은 1조7679억원으로 지난 10월1일(1조8694억원)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밑돌았다.
5일 이동평균(836.29)이 1차 저항선, 20일 이동평균(853.16)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강력한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 한 다음주에 60일 이동평균(812.85)과 120일 이동평균(792.72)의지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1주도 사지 않은 이유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주 20만주를 사겠다고 신청했다. 10만주는 개장전에, 10만주는 장중에 사겠다는 것. 하지만 이날 자사주는 1주도 체결되지 않았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8500원(1.98%) 오른 43만7500원에 마감됐다. 자사주 매입 없이도 주가가 올라 종합주가지수 상승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 것은 △이날 새벽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96%나 급등했고 △외국인이 매물을 그다지 내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영걸 신영투신운용 이사는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이 대량 매물을 내놓아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관리’하고 미국 반도체 주가가 상승하면서 외국인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며 “자사주가 주가 급락을 막는 안전핀 역할을 하고 있어 주가의 추가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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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선 지지 후 반등..낙관론
종합주가 800선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800선은 지켜질 것이라는 주장과 800선 붕괴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견해가 팽팽하다. 800선 지지 후 재상승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유가와 니켈 구리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급락이 실물부문과 연결되지 않은 채 헤지펀드의 투기거래에 따른 거품과 정상화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WTI 유가가 55달러에 육박하지만 두바이유는 38달러로 차이가 17달러에 이른다”며 “이는 WTI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상장돼 있어 헤지펀드 투기 대상이었던 반면 두바이는 실물경기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상장돼 있는 구리나 니켈 가격과 상장돼 있지 않은 철근가격 움직임이 달랐던 것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9월부터 헤지펀드 자금이 WTI와 구리 및 니켈에 몰리면서 이들 상품이 급등했고 철강과 원자재 관련 주가가 급등한 뒤 니켈 등이 하락하면서 관련주도 하락했다”며 “철근가격과 벌크선 운임 등 실물경기를 나타내는 원자재 가격이 견조해 주가의 추가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800선 붕괴..비관론
비관론은 거시경제 환경과 위헌 결정 이후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 하락, 및 주요 종목의 추세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이 3/4분기에 9% 성장을 했지만 수입증가율이 20%로 뚝 떨어지는 등 둔화 조짐이 있고, 달러화 약세로 한국의 경제성장 주동력이던 수출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것을 꼽는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도 고유가에 취약한 체질인 한국 경제에 부담이다.
국민은행현대차포스코신세계등 주요 종목들의 주가 그래프가 추가 조정을 예고할 정도로 모양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위헌 결정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외국계 증권사 지점장)는 분석도 있다. 다음주에 종합주가가 835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면 추가하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첫 투매와 시간과의 싸움
의견 엇갈릴 때는 눈치 보기가 최선
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등락이 엇갈릴 때는 한발을 빼고 향후 추이를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 것이 진실이지만, 벌레로서는 고연히 일찍 일어나 새 밥이 될 필요는 없다. 10월을 마무리하는 다음주 주가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지 확인한 뒤 움직여도 결코 늦지 않다.반등 나오면 팔고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