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데이콤 와이브로 포기 진짜이유
데이콤은 왜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를 포기하는 대신 두루넷 인수에 ‘올인’ 하기로 결심했을까. 관련업계는 데이콤의 의도를 파악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와이브로는 2.3GHz대역의 무선인터넷서비스로, 핫스팟존과 이동통신망의 연동을 통해 고속으로 달리는 차속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때문에 유선통신업체들은 무선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와이브로 사업권 획득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유선사업자인 데이콤 역시 유무선통합 시장을 겨냥해 와이브로 추진반까지 가동하며 사업권 확보에 애를 써왔다. 정보통신부가 최근 와이브로 사업자 수를 3곳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어서 사업권 확보가 그리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느닷없이 데이콤이 ‘와이브로 사업포기’를 선언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측해볼 수 있다. 우선, 데이콤은 자금이 부족하다. 올해 3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지만 연말까지 2550억원의 부채를 갚아야 하므로, 외부자금의 조달없이는 와이브로는 커녕 두루넷 인수도 버거운 상황이다.
데이콤으로선 LG그룹의 물질적인 지원이 불가피한데 이것도 쉽지가 않다. 현행 지주회사법상 ‘LG 3콤’(데이콤-파워콤-LG텔레콤)이 와이브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면 반드시 LG 지주사가 출자해야 하고, 손자회사인 파워콤은 출자를 제한받는 등 걸림돌이 많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데이콤의 선택은 그룹 차원에서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차원에서 지원을 거부했기 때문에 데이콤은 최선책이 아닌 차선책으로 와이브로를 접고 두루넷 인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통신업계는 LG그룹이 유사시 통신사업에서 발을 빼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데이콤이 두루넷 인수마저 실패한다면 LG 통신사업의 경쟁력은 격변하는 통신시장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