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산운용업의 나아갈 길

[기고]자산운용업의 나아갈 길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
2004.11.01 11:32

[기고]자산운용업의 나아갈 길

한투증권의 매각협상이 타결되고 대투의 매각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을 접하면서 자산운용업계에 30년이상을 몸담은 필자로서는 여러 가지 감회와 기대가 교차한다.

 

먼저 푸르덴셜투신을 포함, 3개 투신사의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모습을 보임으로써 투신시장 전반에 드리워졌던 불안감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불안감 해소는 지난 99년 대우채사태이후 투신업계가 잃었던 신뢰를 되찾고 투신시장에서 떠났던 개인고객들이 다시 돌아오는 계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투신수탁고구조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기관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10월말 기준으로 180조원에 달하는 투신수탁고 가운데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28%이다. 72%가 기관고객이다. 10년전인 95년만해도 투신수탁고에서 개인이 기관의 2배였던 것을 고려하면 투신고객 지형도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간접투자 고유의 장점, 즉 전문가에 의한 운용이나 위험의 분산, 규모의 경제 등은 개인의 간접투자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되는 기능인데, 우리 시장에서는 간접투자의 순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개인대상영업이 강했던 한투와 대투가 구조조정을 마치고 예전의 영업력을 되찾게 되면 개인고객의 투신시장복귀에도 많은 힘이 실릴 것이다.

 

한.대투의 구조조정완결은 또한 증권은 물론 자산운용시장의 재편을 가속화할 것이다. 앞서 푸르덴셜과 한․대투의 매각은 정부의 의지와 스케줄에 의해 이뤄졌지만 앞으로 진행될 구조조정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현재 우리 협회에 가입한 전업자산운용사만 해도 45개사이다. 그러나 5,6년전 250조원에 달했던 수탁고가 현재 180조원수준으로 줄다보니 대형은행이나 보험사와 계열관계에 있지 않거나 특화된 업무영역이 없는 중소형운용사들은 갈수록 영업이 위축되는 실정이다.

 

자산운용사가 안정적 경영을 하려면 운용자산 규모가 최소한 2조원이상은 돼야하는데 45개 운용사 가운데 이 규모를 넘는 회사는 절반 정도이다.

 

따라서 중소형 자산운용사는 능동적인 합병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거나 파생상품,부동산 등 특화된 영역에 집중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99년 대우채사태이후로 내리막길을 걸어온 국내자산운용시장은 겨우 회생의 길로 들어서는 듯하다 지난해 SK글로벌, 카드채사태로 다시 한 번 큰 타격을 입었다. 아직도 신뢰회복이 안된 상태에서 경영여건까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자산운용시장과 펀드산업의 앞날은 밝다고 믿는다. 피델리티 등 세계유수의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국내자산운용업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또한 앨런 그린스펀 미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이 최근 한국경제의 성장을 위해 권고했던 ‘고령화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도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자산운용업을 동북아금융허브의 중심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한 것이나 퇴직연금제 도입을 앞두고 있는 것도 자산운용산업의 앞날을 낙관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물론 시장의 신뢰를 얻기위해 운용능력의 전문성제고와 리스크관리강화,고객의 수요를 읽는 상품개발,투자자보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 자산운용업계의 몫이다.

 

자산운용산업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날, 진정한 의미의 선진화가 이뤄질 것이다. 선진화된 자산운용산업이 국가경제의 발전을 견인하는 선순환구조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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