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국 보수층의 결집

[기자수첩] 미국 보수층의 결집

황숙혜 기자
2004.11.04 07:23

[기자수첩] 미국 보수층의 결집

미국의 44대 대통령 선거가 부시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개표 초반 두 후보는 다투어 어깨를 내밀며 한 두 차례 역전과 재역전을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결과는 뚜렷해졌다. 개표 막판 캐스팅 보트를 쥔 오하이오주가 초박빙을 유지하자 개표 중단 사태가 벌어졌으나 케리후보가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부시의 승리가 최종 확정됐다.

당초 초박빙이라는 예상과 달리 부시는 문제가 됐던 오하이오주를 포함, 선거인단 274명을 차지, 절대 과반수를 확보했으며, 일반 투표에서도 케리 후보를 3%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투표 전날인 1일까지만 해도 CNN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 모두 49%로 똑같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확보한 선거인단 수도 부시가 227명, 케리가 225명으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은 사상 유래가 없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당초 케리에 다소 적대적이었던 월가마저 누가 되든 상관 없으니 제2의 플로리다 사태만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컨센서스를 형성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승부는 비교적 쉽게 갈렸다. 부시는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고, 이를 시종일관 유지했다. 특히 선거결과가 당초 예상과 빗나간 것은 투표율과 유권자 계층에 대한 이해가 잘못된 데서 비롯됐다.

지난 2000년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했던 여론조사 기관 조그비의 대표 존 조그비는 선거가 완료되자 "투표율이 3~4%만 올라가더라도 케리의 당선 확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올라간 투표율 만큼 케리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의 표가 많아진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조그비의 예상은 빗나갔다. 투표율이 지난 대선 때보다 10% 가량 올라갔으나 투표율을 밀어올린 힘은 젊은층이 아니라 노인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를 코 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불거진 오사마 빈 라덴의 경고는 국가의 안보를 걱정하는 보수층의 표결집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날 투표율 제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보수층은 `보수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위기에 빠진 부시를 수렁에서 건져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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