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대나무보다 갈대가 되라

[내일의 전략]대나무보다 갈대가 되라

홍찬선 기자
2004.11.04 17:04

[내일의 전략]대나무보다 갈대가 되라

‘안도랠리’는 하루 천하인가? 미국 대선이 예상외로 말끔하게 끝났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미국과 일본은 상승했지만 한국과 대만은 떨어졌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마무리됐지만,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여겨진 탓이었다.

5일 동안 6.3% 상승하자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나온 반면 적극적인 사자는 그다지 나오지 않았다. 거래가 부진한 속에서 주가는 많이 떨어진 것은 매수 공백에 따른 것이다.

투자신탁이 미운 오리새끼가 됐다. 연기금과 외국인, 그리고 삼성전자 등이 주식을 산 틈을 이용해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더 오르기 위해선 쉬면서 힘을 비축해야 하지만, 하락폭이 깊으면 다시 일어서 오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5일 이동평균(845.88)에서 지지받고 상승한다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밑돌면 당분간 조정이 예상된다.

주가 예상외로 큰폭 하락..‘뉴스에 팔아라?’

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85포인트(1.14%) 떨어진 851.20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32포인트(0.36%) 하락한 361.2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새벽 뉴욕 증시는 미국 대선 종료로 다우지수가 101.32포인트(1.01%), 나스닥지수가 19.54포인트(0.98%) 올라, 한국에서도 ‘대선 랠리’가 기대됐지만 주가는 이런 기대를 외면했다.

최근 5일 동안 51포인트(6.3%) 오른 데 따른 차익매물이 나왔고, 유가가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미국 대선이 끝난 것은 미국 증시로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돼 호재지만, 한국 증시로서는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유가인데,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이른바 ‘부시 프리미엄’으로 인해 유가는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허선주 리&킴투자자문 이사는 “유가가 안정되고 외국인이 사는 모습을 보여야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아직 상승을 이끌 주도주와 상승 모멘텀이 나오지 않고 있어 강한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을 위한 준비는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

이날 지수는 비교적 큰폭으로 떨어졌지만 상승을 위한 준비는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외국인이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어제 512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23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6일 동안 순매수 규모는 900억원에 이른다. 10월중에 1조5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것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팔지 하고 사고 있다는 것이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저금리로 인해 금융기관과 연기금 등이 주식을 사지 않을 수 없다”며 “외국인이 팔지만 않으면 기관들의 매수세가 나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CJ투자증권 조익재 리서치본부장도 “다음주 화요일에 열리는 미국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그 때까지는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지만 ‘빅 셀러(대규모 매도자)’가 없는 만큼 수급은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5일선 지켜지면 추가 상승 가능, 밑돌면 당분간 쉬는 장

이날 5일 이동평균(845.88)이 20일 이동평균(842.07)을 상향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이로써 지수와 5일 20일 60일(827.67) 120일(793.78)이 위에서부터 나타나는 정배열이 나타났다. 아직 20일선이 하락 추세여서 완전한 정배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수가 5일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조만간 20일선도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내일(5일) 밤에 미국의 고용지표가 발표되고 다음주에는 FOMC회의(10일)와 주가지수옵션 만기(11일)가 다가온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이 될만한 뉴스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수가 5일선 밑으로 떨어진 뒤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되지 못하면 조정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感보다 계기판 보고 투자하라

대나무보다 갈대가 되라

상암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 있는 ‘하늘공원’에는 갈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바람이 부는대로 이리저리 쓸리지만 꺾이지는 않는다. 대나무는 꼿꼿하지만, 강풍이 불면 부러지는 것과 다르다.

주식투자자도 대나무보다는 갈대를 닮는 게 성공확률을 높인다. 주변 색에 따라 자신의 몸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증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은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주가도 강하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들도 여전히 눈치를 보고 있다. 외국인과 연기금 동향 및 유가와 원/달러환율 등의 흐름을 놓치지 말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깨진 징크스, 살아나는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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