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美의 환율 외곽 때리기
달러화 하락세가 가파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미국의 재정·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달러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러시아와 중동 산유국 등 그동안 달러자산 매입에 열을 올렸던 국가에서 최근 경쟁적으로 달러자산을 내다팔고 있어 달러가치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하다.
달러화가 출렁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히 중국 위안화로 쏠리고 있다. 중국이 지난달 9년만에 전격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에 대해 위안화 절상으로 가는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 이렇다할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부시는 집권 1기 당시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해왔지만 중국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이 고정환율제도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면서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아시아국가들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게 있어 중국의 페그제를 깨부수는 것이 글로벌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지름길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사설을 통해 “미국은 미래의 경제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미국 무역적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높이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미국 달러대비 각국 통화 가치 움직임을 살펴보면 캐나다달러가 9%, 유로화가 6% 이상 급등한 반면 홍콩달러는 0.3% 오르는데 그쳤으며 싱가포르달러 역시 3%대 상승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중국에 직접적으로 통화 절상 압력을 가했던 집권 1기 때와 달리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게 통화 절상 압력을 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유로화의 강세를 필두로 엔화, 원화의 동반강세를 몰고가면서 중국 페그제를 부수려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글로벌 트렌드를 한국의 원화가 거스를 수는 없다. 섣부른 개입보다는 추세에 순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