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래세 개편=패전처리 경기?
야구에서 `패전처리용` 투수들이 투입되는 경기들이 있다. 패배가 확실한 경기다. 감독도, 선수도 괴롭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래세제 개편을 지켜보면 `패전처리 경기`라는 인상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부동산 관련 세제의 양축인 보유세와 거래세에서 보유세 비중은 높이고, 거래세 비중은 낮춰, 집값 땅값은 잡되 거래는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그런데 거래세 개편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있다. 다시 뜯어고쳐야할, 그래서 정책적으로 지는 게임을 하는 실패의 방향말이다.
이번 부동산 세재개편으로 과표가 바로잡혀 과세형평성이 개선되고,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과표를 바로잡고, 세율을 고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서 된장처럼 묵은 관습이 무시됐다. 취득ㆍ등록세 및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실거래가보다 낮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시장관습`이 빠진 채 숫자에 연연해 만들어진 것이다.
다운계약서가 불법이어서 정책에 반영할 수 없다면 할말이 없다. 하지만 주택거래실거래를 주택정책으로 도입한 것은 무엇인가. 다운계약서의 실체를 당국도 인지하고 있다는 반증아닌가.
심각한 문제는 그동안의 관행이 워낙 왜곡돼 있어 세제개편 이후의 결과도 왜곡된다는 점이다. 과표의 시세 반영율이 높아져 거래세율을 낮춰도 일부 신도시의 경우 거래세가 2배나 급등하는데, 다운계약서 관습에 비하면 더 높이 치솟을 것이다.
세재개편과 주택거래신고제 확대실시로 다운계약서는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시장의 현실과 관습을 인정하고 이에 근거해서 세율을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강남 등 6개 주택거래신고지역의 주택거래가 3분의 1이하로 줄며 시장이 뇌사상태에 이른 이유를 당국은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