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제단체 목소리 높여도...

[기자수첩]경제단체 목소리 높여도...

이은정 기자
2004.11.23 16:45

[기자수첩]경제단체 목소리 높여도...

경제4단체는 23일 또 한번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제언'을 내놓았다.

그동안 이러 저러한 내용을 건의한다, 주장한다며 뿌린 수십여 차례의 보도자료와 그 보다 더 많은 회수의 세미나, 토론회, 공청회에서 밝힌 내용 그대로다. 경제관련 법안에 대한 국회 심의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단체들은 이것으로 '성의껏 했노라'고 위안을 삼을지 모르겠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영 다른 것 같다. 경제단체들이 몇 달 동안 '똑 같은 작업'을 되풀이 해서 뭘 얻었느냐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출자총액 제한과 관련한 한시 조항을, 그것도 야당이 제안해 '부대의견'으로 넣었을 뿐 아무 것도 해낸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단체가 올해의 역점 사업으로 공을 들여온 '기업도시'도, 심각한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도 제대로 손 본 게 없지 않느냐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물론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전경련은 최근 두어달 동안 열린우리당의 개혁성향 소장 의원 그룹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가졌다. 그 때마다 '소득'이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경제를 모르는 철부지 386이라고 여기지 말아달라"고 했고 전경련 고위층도 "터 놓고 얘기하니 좋다"고 화답한 적이 여러번 이다.

그러나 정작 '답안'을 손에 쥐고 있는 국회 정무위나 건교위에는 제대로 말을 못 붙인 채 새 법이 성안되기에 이르렀다. 여당과의 '정서'의 거리를 좁히는 데는 성공했는지는 모르지만 실속없는 장사였다는 얘기를 들어도 할말이 없을 것 같다.

결국 법안 심의 이틀전으로 몰려 떠들석 하게 '우리 얘기를 들어 달라'고 다시 제언을 내놓았지만 과연 얼마나 약효가 있을지 의문이다.

'긴급회의'에 단체장들이 약속이나 한 듯 빠진 것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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