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14.37과 54개와 4개.’ ‘-4.30과 18개와 15개.’
26일 증시는 서로 엇갈리는 숫자로 하루 종일 오락가락했다. 지수는 급락했지만 신고가 종목은 72개나 됐다.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046.4원까지 떨어지며 수출관련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환율하락이 좋은 종목들은 훨훨 날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환율하락을 받아들이는 게 다르고 주가도 등락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여의도에 첫눈이 내렸다. 일이 바빠 창문을 내다볼 여유가 없었던 사람은 눈이 온 것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쬐끔, 그것도 잠시 내려 첫눈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많지만 어쨌든 첫눈은 첫눈이다.
그런 아쉬움이 증시로 전해졌을까? 환율하락에도 잘 버티던 주가가 오후부터 급락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37포인트(1.65%) 떨어진 858.12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883.8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떨어진 여파로 오름세를 지키지 못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4.30포인트(1.15%) 하락한 369.54에 거래를 마쳤다.
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환율전쟁’의 여파로 한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앤화를 절상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맞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팔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달러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050 아래로 급락했다. 환율이 1050원 정도라면 그렇게 걱정할 일은 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20원 이상 급락할 정도로 하락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경제와 수출기업에 미치는 충격은 적지 않다.
최근에삼성전자주가가 떨어지고, 외국인이 순매도하며,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종합주가지수가 오르자 ‘3가지 상식이 파괴되고 있다’는 분석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외국인 및 경기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3대 요인이지만, 최근 지수 동향은 이와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지수 급락은 ‘3가지 상식’이 완전히 깨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한 투자자문회사 사장은 “삼성전자와 외국인 없이 지수가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그동안 오르지 못해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가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투자자문회사 사장도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수혜를 입는 업종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증시 전체적으로는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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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환율이 키..원화절상 수혜주에 초점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는 1.31%,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61% 하락했다. 역시 환율 변동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아시아 증시가 함께 떨어지면서 미국 나스닥선물지수도 오름세에서 보합으로 약화됐다.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5일 이동평균(862.71)과 20일 이동평균(862.24) 밑으로 떨어졌다. 월요일에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5일선이 20일선을 밑도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최근 반등 국면이 마무리되고 하락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서기보다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증시는 더욱 부담을 느끼는 양상이다."주가 급락, 환율 탓 or 다른 악재?"
프로그램과 외국인 순매도로 지수관련 대형주가 흔들리고 있다. 반면 이날 신고가는 거래소 54개, 코스닥 18개로 모두 72개나 됐다.아시아나항공과대한항공등 항공주,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주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환율하락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환율 하락으로 내수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며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과 철강 비철금속 및 홈쇼핑 음식료 유통 등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첫눈과 환율하락..주가 쌍곡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