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K경영권 방어 '마지막 보루'
12월 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 1152호. 임시주총 개최 여부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SK㈜와 소버린자산운용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색한 인사와 소버린측의 준비서면 제출, 확인 등으로 진행된 심리는 단 7분만에 종결됐으나 양측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소버린측은 이날 준비소면을 통해 "14.99%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서 전체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 수용=주주권 인정'이라는 논리로 임시주총을 열어야 하는 이유와 SK㈜측의 반박에 대한 주장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그러나 소버린의 이같은 권리 주장에 앞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소버린측은 중대 형사 범죄행위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의 이사 직무 수행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 결의를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이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권이 있다"는 사법적 원칙을 철저히 무시한 안건이다. 주주권만 앞세운 무리한 요구를 한 셈이다.
소버린은 지금까지도 SK㈜의 경영권 장악 의지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지분 매입 후 SK㈜측을 압박해 왔으며 특히 지난 3월 주총에서 참여연대나 노조조차 최소한의 경영 연속성 보장 차원에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오너 체제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 순수성에 의심을 샀다.
덕분에 SK㈜ 지난 1년 반 이상 기업 본연의 임무인 '경영'보다는 '경영권 방어'에만 전력을 다해왔다. 투입된 자금만도 최소 2000억원이 넘는다.
SK㈜ 경영권 방어의 마지막 보루로 법원이 떠오른 이상 현명한 판단를 기대해본다. 경영권 방어장치가 미비한 우리 현실에서 법원이 유일한 희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