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빈수레가 요란하다더니..
'빈수레가 요란하다'
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소프트엑스포 2004'의 공개 소프트웨어관을 보며 이런 속담을 떠올렸다.
올해 소프트엑스포 전시의 핵심 주제는 공개SW와 임베디드SW. 이에 따라 전시 주최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도 공개SW를 전진배치했다. 하지만 한글과컴퓨터 이외에 국내 공개SW 업체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기관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민대학교가 각각 참여했을 뿐이다. 공개SW관을 채운 총 7개의 업체 중 이들을 제외한 4곳이 외국사였다. 막강한 기술력과 자본을 자랑하는 IBM과 공개SW 분야 세계 선도 업체인 레드햇이 한컴 뒤쪽 부스를 차지했다.
한컴과 IBM, 레드햇은 국내 공개SW 선두 업체의 위상을 뽐내 듯 화려하게 부스로 전시장 입구를 장식했다. 한컴은 바디페인팅쇼와 패션쇼를 연출하고 부스내 설치된 대형 PDP를 통해 실황 중계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IBM과 레드햇도 관람객 동원을 위한 즉석 퀴즈쇼를 진행하는 등 이번 전시의 '꽃'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그 내부에 무엇이 있나. 국내 업체도, 제품도 없었다. SW 업체 중 자본력이 된다고 하는 한컴 역시 화려한 부스를 자랑할만큼 훌륭한 제품 라인업을 가진 회사는 아니다. 한컴이 리눅스 제품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년도 안됐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은 서버와 데스크톱용 운영체제(OS) 1종 등 뿐이다.
한컴이 '가진 것 없이 소리만 요란하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국내의 공개SW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그렇다. 정부가 나서 국책과제로 공개SW를 육성하겠다고 한 지가 2년 정도 되어간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생각나는 것이 없다. 산업으로서 자리잡기엔 갈 길이 멀고, 기존 국내 업체의 참여를 얻어내는 데도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라던 구호가 외형만 자꾸 화려해지는 것 같다. 그건 허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