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도전

[기자수첩]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도전

이승호 기자
2004.12.07 08:17

[기자수첩]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도전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8장7절)

너무나도 유명한 성경의 이 구절은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막 개업하는 교인들의 가게에 가 보면 이 구절을 목판에 새겨 벽에 걸어 놓거나 붓으로 써서 액자에 넣어 둔 걸 쉽게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시작은 조촐하게 했지만 앞으로 크게 번창할 것이라는 본인들의 기대와 주변의 축복을 함께 담을 수 있는 구절이어서 더욱 사랑받는 듯 하다.

12월 6일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 진출 30년이 되는 날이다. 세계 경제를 혼란으로 이끌었던 세계 1차 오일 쇼크가 일어났던 1974년, 30대 초반의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부도직전의 반도체 회사를 '개인' 자격으로 사들인, '미약한 첫 발'이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1983년 마침내 삼성은 그룹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주변의 모두가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너무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만류했지만 삼성은 사업을 밀어 붙였다.

결국 고 이병철 창업자와 이건희 회장 2대에 걸쳐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세계 제일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D램 13년, 메모리 12년, S램 10년 연속 세계 1위라는 성공 신화를 이끌어 냈다.

이건희 회장은 30대 청년 시절 반도체에 뜻을 세운 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달성한 매출 110조원의 2배에 가까운 200조원의 누적 매출을 앞으로 6년 안에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세운 것도 여기서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그것은 이 회장 개인의 약속임과 동시에 삼성의 약속이기도 하다.

삼성은 지난 30년간의 반도체 사업을 통해 성공하는 방법을 체득했다. 새로운 목표를 향한 삼성의 새로운 출발은 30년전과 달리 미약한 것이 아니지만, 2010년 얻을 열매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값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반도체 신화를 고쳐 쓰기 위한 이 회장과 삼성의 2004년 12월 첫 발에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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