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국 AAA 등급 박탈하라고?

[기자수첩] 미국 AAA 등급 박탈하라고?

임지수 기자
2004.12.08 16:06

[기자수첩] 미국 AAA 등급 박탈하라고?

미국의 대규모 쌍둥이적자가 국가 신용등급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재정 및 무역수지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쌍둥이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이 최상위 등급인 'AAA'를 유지하는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으며,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피치 모두 미국의 국채 신용등급을 AAA로 부여하고 있다. AAA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제로라는 뜻이다.

AWSJ은 그러나 쌍둥이적자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전쟁과 감세정책으로 재정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이 AAA 등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S&P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의 비중은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AAA 등급을 부여 받은 다른 국가들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 20%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1990년대말 정부부채의 급증으로 최고 신용등급을 빼앗겼고 이후 추가 강등됐다. S&P는 현재 일본에 AAA보다 3단계 낮은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아프리카에 있는 보츠와나 공화국과 같은 등급이다. 일본 정부는 올 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 정부부채 규모가 719조엔에 달해 GDP의 144%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등급을 강등해야 한다는 것은 형식논리상 맞다. 그러나 현실에는 전혀 맞지 않다. 미국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디폴트에 빠질 위기가 있다면 달러를 더 찍어내면 된다. 인플레이션은 상승하겠지만 국가 디폴트 위기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

세계 최대의 채권국인 일본이 디폴트에 빠질 위험은 미국보다 더 적다. 그럼에도 S&P 등은 일본에게 보츠와나와 같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신평사의 평가가 얼마나 형식논리에 얽매어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적지만 실제 하락한다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있었을 때에도 시장은 크게 출렁거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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