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얏나무 아래의 론스타

[기자수첩]오얏나무 아래의 론스타

진상현 기자
2004.12.10 09:08

[기자수첩]오얏나무 아래의 론스타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가 한국시장에서 전방위적인 비난에 휩싸였다. 도화선은 동아건설 파산채권 입찰. 외환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동아건설 채권 입찰에 론스타가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불공정 논란 보도가 빗발쳤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2일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논란을 확산시켰다.

외환은행은 공정위 고발 이후 자료를 내고 "주요 실사자료가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비치돼 공개되고 있다"며 입찰 당사자간의 불평등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허사였다. 언론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과 채권단은 결국 내년 1월로 입찰을 연기했다.

 

론스타는 동아건설 채권 입찰 외에도 곳곳에서 마찰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999년 매입했던 부산 엄궁동 종합화물터미널 부지 5만7000여평은 기존 공업용지에서 주거용지로 용도변경이 추진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9일에는 외환은행 노조가 재경부와 금감원에 일방적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노사합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긴급구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방위 공세는 부분적으로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 동아건설 입찰 연기의 직접적인 사유가 된 실사보고서의 경우 채권은행들에게 알려줄 정도의 내용이면 어떤 입찰자든 어렵지 않게 입수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라는 시각도 많다.

정작 문제는 론스타가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은행은 거래 기업들의 각종 정보들을 보유하고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각종 기업 정보를 활용해 영업에 이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동아건설 채권입찰에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오얏나무 아래로 들어간 론스타가 갓 끈을 고쳐 매는 한 의혹은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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