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사 아우성 치지만...
을유년(乙酉年) 새해를 맞는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는 '유동성' 확보다.
각 연구기관마다 쏟아내는 전망을 감안할 때 2005년은 올해보다 경기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시장의 경우 공급은 이어지더라도 체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수요가 이를 받쳐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조짐을 보여온 입주난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래부진은 물론 낮아진 담보대출비율로 인해 자금줄이 막혀 입주 아파트들마다 난리다. 중도금은 물론 잔금도 들어오지 않아 업체들도 애를 먹고 있다.
건설업계가 줄도산했던 지난 94, 95년을 연상케할 정도다. 업체들의 도산은 관련 산업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건설업체가 흔들리면 실업자가 대량으로 늘어난다. 이런 점에서 외생변수에 의한 줄도산은 막아야 한다.
그러나 옥석은 구분돼야 한다. 저가수주 덤핑 등을 일삼으며 외형 늘리기에만 급급해 리스크에는 전혀 대비하지 않는 기업까지 인위적으로 보호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이런 업체들은 산업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내년도 국내 건설수주시장 예상 규모는 올해보다 4조원 가량 감소한 약 85조원 안팎이다. 102조원에 달했던 2003년보다는 줄었지만 2002년과는 비슷한 규모다. 따라서 적어도 수주물량만으로 내년도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제도적인 면에서도 최저가낙찰제 확대실시가 일단 유보되는 등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대안공사를 포함한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은 확대될 공산이 크다. 중견업체들의 수주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는 대목이다.
2006년부터는 정부가 약속한 한국형 뉴딜정책을 비롯해 각종 SOC사업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2005년을 넘겨야 이런 파이를 나눠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체들의 체질개선과 리스크관리가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