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일은행 외환은행 삼성생명
지난주 초 삼성차 채권단이 삼성생명 지분 매각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받아든 기자는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통상적인 관례를 깨고 채권단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고만 발표했지, 우선협상 대상자가 누구인지는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날 아침 머니투데이 보도를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가 제일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한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야 의문이 해소됐다. 보험업계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니 비공개였구만. 요즘 같은 때 사모펀드에 삼성생명을 넘긴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여론 악화로 딜이 성사되기 힘들지'라는 말들이 오갔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국 사모펀드에 대한 반감이 깊어졌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심보 때문인지는 몰라도 외국펀드들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수백억, 수천억원씩 벌어가는 모습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외국자본들은 저점매수 고점매도 전략으로 부동산과 주식을 싼 값에 사서 비싸게 팔았다. 이 과정에서 특히 외국자본은 선진금융기법 전수, 투명성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돈의 힘으로 투기를 하다 기대수익을 올리면 하루아침에 떠나 버리는 핫머니의 전형을 보여줬다.
삼성생명 지분이 외국 사모펀드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모든 가계와 핵심 기업들의 정보를 쥐고 있는삼성생명의 주요 주주가 된 뒤 삼성그룹과 우리나라 보험·금융산업의 핵심 정보만 빼가고 호주머니만 털어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지분 매각으로 채권단은 그동안 삼성자동차 때문에 입은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하겠지만 우리경제에 무슨 도움이 될 지 의문이 든다. 삼성생명 지분매각 문제는 채권단도, 금융당국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제일은행 외환은행에 이어 삼성생명까지 투기펀드에 넘어간다면 그건 너무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