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890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국내 증시가 또 다시 890선 고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까지 5일 연속 상승하며 880선까지 올랐으나 이날 오전엔 그간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출회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4번째 890 돌파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59포인트 하락한 879.72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오전 11시45분 현재 149억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으며 전기전자주를 84억원 어치 순매수 중이다. 기관은 7거래일만에 매도우위로 전환해 288억원 순매도 중이며 전기전자주에 대해 158억원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도 비차익거래에서 3억원 정도의 순매수가 유입될 뿐 차익거래의 매물 출회로 인해 179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결국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전환과 함께 적립식 펀드로의 신규 자금유입에 따른 기관투자자의 연속 매수에도 불구하고, 현 시장을 이끌만한 중심적인 힘은 없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다만 뒤로 밀리는 것을 막을 정도의 수급 만이 뒷받침되고 있을 뿐이다.
이날 조정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데 쏠려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3일 844.20까지 떨어진 이후 5일간 상승해 전날 884.31까지 40.11포인트나 회복했기 때문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책임연구원은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며 "지난 10월 이후 890선에 다가설 때마다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단기적인 조정을 받더라도 860-87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특별히 되밀릴만한 요인도 없는데다 수급 기반을 감안할 때 단기 조정을 거쳐 연말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5일간의 상승은 국내 수급기반에서 비롯됐다. 지난 8~10월 중 간접투자자들의 환매에도 불구하고 적립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됐고 외국인이 매수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낙관론자들은 어느 정도 펀드 환매는 일단락된데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는 상당폭 약화됐고, 투신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연내에 890선 돌파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연말이라는 시기적인 특성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보자는 의미가 강하다.
특히 전기전자주가 부각, 바닥을 다지며 상승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며 철강 등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고 증권주는 중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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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조정이 연말 연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는 "최근 증시는 조금만 떨어져도 기가 꺾이는 모양이다"며 "기관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면서 버텨왔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관의 매수 공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외국인은 연휴 분위기에 접어들면서 시장 참여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도 전날 고점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보합권에서 마감했으며 23일 조기 폐장하고 휴가에 돌입한다. 즉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LG카드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이날 오전만 해도 장 중 지수를 5포인트 가량 하락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했다.
김 전무는 "글로벌 IT 사이클을 봤을 때 내년 3분기에나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미국과 중국 경제회복이 내년 하반기에나 빛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며 원화 강세는 네가티브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연초에는 정보기술(IT)와 경기 부담이 좀 더 부각될 가능성이 커 연초 증시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보면 경제와 기업의 성장 탄력이 둔화되는 상황에선 주가가 분출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방어적인 입장이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이 처럼 시장 중심을 이끌만한 뚜렷한 힘이 부족해 전망이 엇갈릴 때는 낙폭이 큰 종목들을 성급하게 주워 담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연초 증시가 부정적이라면 그간 못 올랐던 종목들의 악재 이유는 더욱 부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다시 조정으로 접어들면서 개별 종목장세가 한 차례 더 부각될 수 있다"며 "종목별로 IT쪽으로 매기가 이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횡보했던롯데제과한샘 한일시멘트 농심 등의 경기방어적인 종목들이 틈새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소재섹터 중심의 호주 증시가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은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소재주에도 긍정적이며 단기적으로는 IT주 중에선삼성SDI를 중심으로 한 반등 기대감이 살아있고 증권주도 조정시에 대표주 중심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