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박사

[신간]도박사

김경훈 기자
2004.12.27 14:21

[신간]도박사

당대의 현실을 본능적 감각으로 짚어온 김진명이 이번에는 날카로운 레이더를 인간의 본능으로 돌렸다.

'소설은 사실보다 더 진실적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대로 극도의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는 소설 '도박사'는 읽는이들은 단숨에 카지노 테이블로 안내한다.

소설은 자살하기 위해 네팔로 온 도박사 서후와 도박 때문에 자살한 남동생을 찾으러 온 여자 무교와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한다.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남동생을 찾기 위해 네팔에 온 무교는 그곳 카지노의 대부에게 빚을 지고 협박당하는 처지가 된다. 같은 호텔에 투숙한 서후는 '바카라'로 무교의 빚을 갚아주고 다음날 사라져버리는데.

한편 우 학장은 학생들에게 도박을 가르치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혜기와 한혁을 키워낸다. 유 회장은 강원랜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혜기와 한혁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들을 스카우트, 계획적인 도박판에 빠져 자살한 동생의 복수를 계획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운명적으로 조우한 한혁과 서후, 카지노의 벳 테이블 앞에서 서후는 한혁에게 어떤 조건을 내걸 것인가? 단 한 번도 져본 적 없는 한혁과 지는 게임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서후,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김진명의 아홉 번째 소설은 물질에 경도된 인간의 나약함에 독침을 찌른다. 물론 그 나약함을 반추하는 소재로 '도박'을 꺼내든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적당히 가려진 베일 뒤로 도박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음을 주지한다면 물질만능주의에 무력화된 인간의 유약함을 그린 소설의 주제가 무게감 있게 다가옴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문광부가 지난 9월 발표한 대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카지노를 보유하게 되는 국가는 다름아닌 대한민국이다. 정부가 외자유치의 일환으로 장려하고 있는 도박 산업이 실상은 자국 내 도박 중독자 양성을 가속화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때 '도박사'가 던지는 '물질과 인간의 관계'라는 화두는 우리 모두에게 의식의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