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규모 인명피해 막을 수 있었다
지난 26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전 9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해저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강한 지진과 함께 초대형 해일(쓰나미)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남아시아 지역에서 3만 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되고, 수백 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해일은 진앙에서 5700㎞ 떨어진 아프리카 소말리아까지 덮쳤다. 피해국만 무려 8개국에 달했다.
남아시아 대재앙은 지진보다는 해일에 따른 피해였다. 해일로 바닷물이 범람, 급류에 집과 차가 떠내려갔고, 수많은 사람들이 익사했다. 몰디브는 수도의 3분의 2가 물에 잠겼다.
해안가 절경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의 인명 피해도 컸다. 타이 푸켓 등지를 찾은 한국인 2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은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지질학자들은 예보만 제대로 했어도 이같은 참혹한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며 인도양 지역 국가들이 해일 예보시스템 마련에 무관심해 화를 자초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질학자들은 지진은 현대 과학으로는 예보할 수 없어도 지진으로 발생하는 해일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일본에서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하면, 약 90분 후에 한국 동해안에 상륙한다. 한국은 약 90분의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그 동안 동해안 지역 주민들을 소개하면 재산피해는 어쩔 수 없지만 인명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쓰나미의 80%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함에도 인명피해가 적은 것은 태평양 연안국가들이 해일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 연안국가는1960년 칠레 대지진 이후 해일 경보체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얄류샨 열도와 남미 앞바다의 해저에 쓰나미 검지 장치가 설치돼 있고, 쓰나미가 발생하면 하와이의 '태평양 쓰나미 경보 센터'가 각국에 경보를 발령한다.
그러나 이번에 대규모 쓰나미가 발생한 인도양에는 이러한 체계가 없다. 호주 국립 지진연구소인 지오사이언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9월 인도양에 해일경보 시스템이 없어 지진이 일어날 경우 피해가 클 수 있다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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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국 정부 관리들도 초기 대응에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의 부디 월루요는 28일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쓰나미를 경보할 수 있는 장비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비 가격이 비싼 데다 예산부족으로 장비를 구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예산타령은 모든 나라 공무원들의 공통된 러퍼토리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