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쓰나미 지원의 정치경제학
지난해 말 남아시아를 강타한 대형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한 세계 각국의 지원 열기가 뜨겁다.
호주가 전날 쓰나미 지원에 7억6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독일이 6억6800만달러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각국이 경쟁적으로 지원 금액을 늘려 총 지원액이 4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번 참사가 한세기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대형 재난이고 사망자가 15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워낙 큰데다 피해 국가도 많아 어찌보면 이처럼 사상 유례없는 구호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세계 강국들이 쓰나미 참사 구호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는 인도적 목적 이외에 다른 나라에 대한 눈치보기나 생색내기, 향후 위상 강화를 노린 주도권 경쟁 등의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원금을 내놓기로 한 독일이나 5억달러를 쾌척하며 세계적 지원 경쟁에 불을 붙인 일본의 경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치적 작업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일본은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측면도 있다.
3억5000만달러의 지원을 약속한 미국의 경우 '구호에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초기의 비난에서 벗어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를 파견하는 등 세계 초강대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지원과 관련,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아시아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을 완화시킴으로써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최대 구호 지원금을 내놓기로 한 호주 역시 이를 통해 인접국으로서 역내 영향력 확대 도모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사회의 특성상 지원과 외교적인 실리를 연결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도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남아시아 각국이 세계 강국들의 영향력 확대의 각축장 된 현실은 왠지 안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