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기자수첩]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이은정 기자
2005.01.11 18:25

[기자수첩]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삼성전자 부스.

6일(현지시간) 전시장이 개막하자 마자 소니 마쓰시타 등 경쟁업체 고위관계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9일(현지시간) 폐막 까지 연일 바이어와 관람객 들로 성시를 이뤘다.

관람객 가운데는 '취재(press)' ID 카드를 목에 건 일본인이 눈에 띄었다.

‘세계 최대의 TV(world largest TV)’라고 소개돼 있는 102인치 PDP TV 앞에서 "원더풀!”을 연발하면서 디지털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그는 "한국의 기술이 언제 이렇게 발전했는지 놀랍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최다 CES혁신상을 수상해 초반부터 마쓰시타 소니 필립스 등 쟁쟁한 선전기업들의 기선을 제압한 LG전자 부스도 관람 물결이 줄을 이었다.

관람객들은 ‘양산되는 제품 가운데 세계 최대(world largest product)’라고 쓰인 71인치 PDP TV와 55인치 LCD TV 앞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꼼꼼히 메모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본 대표기업인 소니의 부스는 썰렁하기만 했다. 회사 홍보 영상과 로봇 강아지 '아이보' 가 관람객을 맞이하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한 때 세계 가전시장을 이끈 `그레이트 소니'의 영화를 느낄 수가 없을 정도로 초라해 보였다.

부스를 둘러 본 한 관람객은 "이미 공개된 제품들이 대부분이어서 볼 게 별로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성가는 눈부셨지만 현지에서 만난 삼성 LG전자의 최고경영자들은 한결같이 "외국에서는 이렇게 알아주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평가절하가 너무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세계적인 기술과 최첨단 제품을 쉬지 않고 쏟아내고 있지만 `반기업정서'와 재벌에 대한 편견에 묻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한 벤처기업 사장은 "전시회에 오기 전에는 삼성, LG가 이렇게 대단한 기업인지 몰랐다"며 "대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폐쇄적인 시각'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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