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종합감기약식 처방전

[기자수첩]종합감기약식 처방전

남창균 기자
2005.01.14 09:50

[기자수첩]종합감기약식 처방전

콧물감기에는 콧물감기약을 처방하면 된다. 독한 종합감기약을 쓰면 부작용과 내성만 생길 수가 있다.

택지개발지구내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청약자격요건 강화조치는 시간을 갖고 아무리 뜯어봐도 ‘종합감기약’식 처방이란 의구심이 든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가수요가 몰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과거 10년내 당첨된 적인 있는 통장가입자의 1순위 자격을 박탈했다. 분양권 전매 금지기간도 분양계약일 후 5년으로 확대했다. 투기과열지구보다 청약자격은 5년, 전매금지는 2년6개월 가량 강화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주변의 기존 아파트보다 10~20% 정도 싸게 공급돼 당첨 즉시 웃돈이 붙는다는 점에서 적당한 규제는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40세 이상, 10년 이상 무주택자에게 최우선 청약자격을 배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청약자격요건 강화는 판교신도시를 제외하면 기대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큰 조치이다. 대개의 택지개발지구는 시세차익이 크지 않아 기존 규제만으로도 가수요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탄신도시에 미분양이 적지 않게 남아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강남 아파트값을 잡기위해 도입된 각종 규제로 인해 오히려 다른 지역 집값이 더 크게 떨어진 것도 정책 부작용의 단면이다.

최근들어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주택거래신고제' '투기지역' 등 이른바 3대 규제책 을 보완하고 나섰다. 과잉규제가 주택경기 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개선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대해서는 다시 과잉규제의 구습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 정책의 효율성은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있다.

과잉규제인지 아닌지 가뜩이나 죽어가고 있는 시장을 상대로 임상실험하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시장은 마루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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