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돌아온 아줌마부대

[기자수첩]돌아온 아줌마부대

임동욱 기자
2005.01.19 07:57

[기자수첩]돌아온 아줌마부대

지난 17일 오후 5시 여의도 증권업협회 20층 강당. 거품을 뺀 가격으로 화장품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미샤'(에이블씨엔씨)의 기업설명회(IR)가 열렸다. 코스닥 등록을 위한 사전 행사였다.

 

강당을 가득 채운 투자자들은 최근 후끈 달아오른 코스닥시장의 열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시작하기도 전에 좌석은 모두 찼고, 회사측에서 급히 마련한 보조의자도 곧바로 동이 났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200여명에 이르는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중년 여성투자자들이었다. 뒷쪽에 앉은 아줌마들은 같이 참석한 일행들과 낮은 목소리로 수근거렸다.

 

"미샤가 코스닥시장에서 어떨까?" "요새 공모주들의 수익률이 최고잖아"

 

최근 신규등록회사들은 놀라운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18일 첫 거래를 시작한 비아이이엠티가 불과 하루만에 124%의 수익률을 올렸다. 다른 신규 등록 회사들도 100%이상의 수익을 공모주 투자자에 안겨주었다.

 

그동안 IR에 참가하는 아줌마들은 사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은 경우가 많았다. 1시간 동안 자리를 앉아 있으면 회사측에서 제공한 선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 회사측에선 반갑지않은 손님이었다.

 

하지만 이날 IR에 참가한 아줌마들은 좀 달랐다. 행사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한 아주머니가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우리 딸이 쓰는 화장품 만드는 회사가 코스닥에 등록한다고 해서 지금 여의도에 왔어. 다른 회사는 내용을 들여다봐도 도통 뭐하는 회산지 모르겠던데. 이 회사는 그래도 무슨 소린지 알아듣겠네. 매일 화장품을 쓰니까.…"

 

우리 증시에서 '묻지마 투자'의 대명사로 지목돼온 아줌마부대가 아니었다. 아는 종목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 투자자였다. '코스닥이 뭐예요?'라고 묻던 그 아줌마들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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