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인과 강아지 산책,그리고 투자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인 투자자였던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가치와 주가`를 '주인과 강아지'로 비유했다. 주인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강아지는 주인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것처럼, 주가도 가치를 웃돌 때도 있고 밑돌 때도 있다는 것이다. 강아지를 파생된 유가증권이라고 본다면 주인은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이다.
최근 채권시장에선 채권가격의 다른 이름인 금리의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고 있다. 수급에서 생긴 우려가 펀더멘털로 전이되면서 강아지(금리)도 갈피를 못 잡고 변덕스러워졌다. 일부에선 주인의 성격은 변한 게 없는데 강아지가 너무 허둥댄다고 한다. 다른 쪽에선 앞으로 주인(펀더멘털)의 건강이 회복되거나 적어도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아지가 주인의 마음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17일 연3.77%로 올들어 0.49%포인트 급등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8일엔 0.1%포인트 급락했다. 금리 변동 0.01%포인트에 목을 매는 채권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경기상황이 하루 이틀 새에 변할 리가 없을 것이다. 시장이 채권 공급 물량이나 통화정책을 펴는 한국은행의 시각 등에 지나치게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은 이래서 나온다. 채권 딜러들은 최근 상황을 '주인과 강아지'로 빗대고 있다.
강아지가 주인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이상 투자전략은 두 가지다. 강아지 따위는 제쳐두고 크게 보면서 주인의 발걸음에 초점을 맞추거나, 주인의 상태를 알 수 없으니 강아지와 주인의 레인지(반경)만 보는 것이다. 강아지가 앞서 나갔으면 조만간 주인 눈치를 보며 되돌아 올 것이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주인의 의도를 알고 한발 앞서 나간 것인지, 주인은 원래 기력이 떨어졌는데 강아지가 오버한 것인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