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후약방문 저축은행 감독
서민금융의 근간인 상호저축은행이 위험스러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위기징후가 집단파산 등 폭발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낡은담의 돌 떨어지듯 하나둘씩 허물어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지난 14일 서울 양평동의 한중상호저축은행이 최근 5년사이 서울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영업정지를 당했다. 지난해 9월에는 자산규모 1조원, 저축은행 순위 6위, 부산지역 2위의 대형업체인 한마음상호저축은행이, 12월에는 경남 아림상호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3개 업체를 포함, 지난 2003년이후 금감위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저축은행은 모두 5개다. 장기불황에다 대주주와 임직원의 도덕적 불감증까지 더해져 대출연체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오르는 등 저축은행계가 부실로 몸살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그간 감독의 사각지대나 다름없었다. 금융감독당국은 저축은행에 대해 검사인력 부족을 이유로 조기경보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채 문제터진 뒤 사후처리하는데만 급급했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선물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가진 '상호저축은행의 경영건전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불법, 부실우려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밀착감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경기 위축에 대비하여 충당금을 추가로 쌓도록 하고 무자격자의 저축은행인수,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임원의 결격사유를 '직무정지'까지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워크숍에서 단호한 투로 밝힌 이러한 감독대책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중병이 들어 수술조차 받기 힘들어진 말기환자에게 건강수칙을 들이대며 원기회복을 주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카드대란을 거치며 똑똑히 봤다. 그러한 감독소홀에 대한 희생은 치러야할 것이다.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이 `일제단속형' 검문에 그쳐서는 안된다. 저축은행은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이 많이 이용한다.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저축은행을 `마이너'로 버려두지말고, 다른 금융기관처럼 상시적 조기경보시스템속에 넣어 불철주야 살피고 초동대응에 나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