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권사의 '마약'
주식시장이 활황국면을 보이면서 증권사 주가들이 일제히 올랐다. 대부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실제로 하루 거래대금이 코스닥시장까지 합해 5조원을 넘어서는 날이 잦다. 그만큼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다는 얘기고 증권사 수익성도 좋아졌다.
증권업계의 '1년 벌어 4년 먹고 산다'는 속설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들어맞는 듯하다. 증권사들이 증시가 호황일 때 돈을 왕창 벌어 쌓아두고 침체국면 4년을 버텨낸다는 말이다. 묘하게도 우리 증시는 4∼5년마다 1000포인트를 넘었다가 떨어지는 포물선을 반복해서 그려왔다. 다시말해 4년만에 증권주를 사야할 때가 된 셈이다. 그러나 뒤집어 앞으로 4년을 생각하면 증권주가 상투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볼수도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달아오르자 증권업계 구조조정 논의는 사라졌다. 불과 몇개월전만해도 증권사는 '수익모델이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온라인 거래비중이 확대되면서 증권사간 수수료율 인하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여기에 분기 1조원씩 달하는 판매관리비로 인해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현재의 증권사들은 더이상 생존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절묘하게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또 앞으로 4년 버틸 자금을 모으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고객들의 자산을 불려줘야 한다는 대의명분보다 4년 버틸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수 밖에 없다. 증권사 경영진도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경영'의 한계를 알고 있지만 오랜 관행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모처럼 다가온 증시 활황이 증권사들에 일시적으로 불황을 건너게 하는 각성제나 진통제가 아닌 구조개혁의 계기가 되도록 하는 지혜가 절실하다.'증권주 과거영광, 다시 한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