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국가 저작권 논란
“조국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고 다짐하기 위하여 온 국민이 부르는 노래.”
백과사전에 나오는 애국가의 정의다. 구한말부터 내려오던 가사에 1936년 안익태 선생이 곡을 붙인 애국가는 공식적으로 국가(國歌)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실질적인 국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애국가가 안익태 선생이 사망한지 40년이 지난 2005년, 한국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달초 문화관광부가 행정자치부에 애국가의 저작권을 안익태 선생의 유족에게서 사 달라고 협조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찬반 논쟁이 뜨거워진 것.
대다수 네티즌들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불러도 될줄 알았던 애국가가 개인에게 저작권이 있는 사유재산이고, 이를 안 선생의 유족들이 행사하고 있는 것에 분개하는 분위기다. “애국가로 선정된 것만 해도 영광인데 돈까지 받아야 되겠느냐”는 주장이다.
일면 맞는 얘기다. 자신이 만든 곡이 조국의 국가로 쓰인다는데 이를 돈으로 받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 안익태 선생도 1965년 운명할 때까지 저작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스페인에 살고 있는 유족들도 1992년이 돼서야 저작권을 행사했다. 국민 정서상 뒤늦게나마 저작권을 행사한 안 선생의 유족들에게 비난이 쇄도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애국가의 곡은 분명 안익태란 개인의 창작물이고, 그 유족은 정당하게 그 권리를 상속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가와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정당한 권리행사에 여론재판을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번 문화부의 애국가 저작권 구입 요청은 2003년에 이어 2번째다. 당시 행자부는 애국가를 돈으로 사는데 대한 부정적 국민 정서를 감안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2015년까지 시효가 남은 애국가의 저작권 구입에 드는 비용은 1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행자부가 이번에는 ‘나라가 국가를 돈까지 주고 사야 하느냐’는 명분보다 개인의 권리인정과 공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애국가 저작권 구입이라는 실리를 택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