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④

[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④

유승호 부장
2005.03.10 12:11

[광화문]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④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졸고(拙稿) ‘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광화문 컬럼)에 대해 최근 반론을 보내왔다.

요약해보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소득의 15%(현재 9%)까지 올리더라도 성실히 납부하면 대다수 국민들의 노후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다. 세계 170여개 나라가 국민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니 국민연금제도가 다소 결점이 있더라도 유지해야한다. 폐지론 같은 극단적인 논평을 내지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국민연금관리공단의 반론

☞국민연금의 비극적 운명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가수 김흥국, 현숙씨가 출연한 동영상 광고가 있다. 김씨는 광고에서 이런 대사를 외웠다. “으아~ 늘어만 가는 노인인구. 나에게는 국민연금이 있어요. 나라에서 보장하겠다. 수익률 높겠다. 꼬박꼬박 부어놓으면 착착 나오니까...”

그렇게 착착 연금이 나오기 위해 연금보험료를 내야하는 납부자들의 부담, 후세들은 도대체 얼마나 연금보험료를 내야할 지, 그들이 연금 이민을 떠나야할지 모를 절망적 상황에 대한 우려 등을 김씨가 알 리 없다.

연금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연금 시한폭탄(Pension Tension Bomb)'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700조원 규모로 불어났다가 어느 시점에 가면 고무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고갈될 수 밖에 없는 국민연금의 운명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왜 하필 시한폭탄이라 하느냐고 물었더니 이렇다. 5년 임기의 대통령, 4년 임기의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임기내 터질 것 같지 않은 폭탄을 해체하기위해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조용히 들고 있다가 후임자에게 넘기는 폭탄돌리기 게임과 같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측은 반론에서 이같은 문제들을 그리 걱정할 것 없는 사소한 문제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제도가 개편되더라도 소득의 15%를 내면 대다수 국민의 노후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대목에서 보험료를 2배 가까이 인상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보험료 인상을 ‘대다수 국민’들이 찬성할지 의문이지만 고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에게 연금 고갈을 막을 해결책이 없냐고 물었다. 첫째 국민연금측이 당연시 하는 것처럼 연금보험료를 계속 올릴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또 연금 지급액을 줄인다. 소득의 60%(소득대체율) 가량을 지급하던 것을 점차 줄이고 지급 시작 시기도 60세에서 뒤로 늦춘다. 그러면 해결되느냐고 물었더니 결국 나머지는 후세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세들이 버는 돈의 30~40%를 연금으로 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로만 소득의 30%를 내고나면 어떻게 사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유럽에선 연금이 적은 나라로 이민간다고 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측은 국민연금으로 ‘대다수 국민의 노후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장담한다. 40여년간 국민연금을 납부한 뒤 본인이 사망하면 미망인은 연금 혜택을 한푼도 못받거나 소액의 연금에 만족해야 한다. 미망인은 `대다수 국민'에서 제외돼 있는 셈이다. 연금의 절대액수를 줄이고 연금 지급 개시 시점도 늦추면 국민연금이 종신연금인 만큼 연금액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더욱이 후세들이 연금 납부를 거부할 경우 어찌할 것인가. 조상 잘못 만난 후세들의 월급을 차압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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