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벤처, 글로벌도약의 '조건'

[기고]벤처, 글로벌도약의 '조건'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2005.03.23 15:01

[기고]벤처, 글로벌도약의 '조건'

벤처라고 글로벌 기업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존 벤처들이 몇 가지 중대한 혁신을 이뤄야한다.

나는 외국계 반도체회사 엔지니어 출신의 CEO로 사업초기에는 우수한 기술개발이 사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판단했다.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세계적인 경쟁사들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고 고객사로부터 뜨거운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우수한 제품만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수많은 난관들이 있었다.

이러한 장애 요소를 하나 둘씩 제거해나가면서 중소 벤처기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글로벌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 비결은 연구개발, 영업 및 마케팅, 관리시스템이 상호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것이다.

첫째,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최고의 무기는 체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제품의 연구개발이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오래된 업력 및 체계화된 인력으로 연구개발 조직 및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상황은 다르다. 한국의 대다수 중소 벤처기업의 CEO가 엔지니어 출신으로 단기간에 효율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CEO가 연구개발 활동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글로벌 사업을 지향하는 중소벤처기업이라면 회사에 대한 인지도 및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주성이 해외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더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였으나 해외판매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 대한 인지도 및 신뢰성이 경쟁사보다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세째, 회사에 대한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 전략과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도 글로벌 사업성장에 절대적인 요소이다. 중소기업은 작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대기업과 같은 자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위기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국내외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이를 감안해 주성은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지역전문가 및 마케팅 전문가로 조직을 재구성했다. 기존 서비스 위주의 해외 법인도 마케팅분야에 중점을 두게 됐다.

넷째, 대부분 벤처기업들의 CEO가 엔지니어 출신이다. 재무, 인사를 포함해 관리 전반에 관한 지식이나 마인드가 부족하기 쉽다. CEO가 직접 관리부문을 챙기는 것보다는 전문지식을 갖춘 CEO와 혈연·학연 등의 관계가 없는 제3의 인물로 하여금 관리부문을 책임지게해 경영진의 의사결정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해야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작은 조직일수록 인재를 관리하고 육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관리부문의 의사결정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객관성을 유지해 잘못된 의사결정의 오류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