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정정책의 양질전환

[기고]재정정책의 양질전환

김대기 기획예산처 사회예산심의관
2005.03.25 12:10

[기고]재정정책의 양질전환

지난해 말 확정된 종합투자계획의 핵심과제인 BTL(Build-Transfer- Lease) 민간투자사업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노후학교 개축, 하수관거 정비, 문예회관 신축 등 교육·환경·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올해 6조원, 3년간 2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이 투자될 계획이다.

이러한 BTL사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일시적인 경 기대책으로 이해하고 있다. 물론 BTL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특히 건설경기를 중심으로 경기진작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국가재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BTL사업을 추진하는 보다 중요하고 본질적인 의미는 아래와 같은 재정정책의 질적인 전환에 있음을 설명하고자 한다.내지는 공공복지 서비스 확대를 위한 새로운 재원조달 수단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첫째, 민간자금까지도 활용하는 선진국형 재정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영국의 경우 전체 사회기반시설 투자의 10%이상을 이러한 BTL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국민들이 꼭 필요로하고 국가도 언젠가 해야할 사업이지만 당장 예산이 없어 늦추어지는 사업들이 많다. 이러한 사업을 민간자금을 끌어들여 앞당기면 국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조기에 공급할 수 있고 민간투자자들에게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게 된다.

둘째, 예산의 경직성을 벗어나 재정정책의 탄력성 및 융통성을 제고하게 된다. BTL 방식은 경기가 나쁘거나 금리가 쌀 때에는 민간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이를 축소하는 등 새로운 재정정책 수단을 가지게 됨을 의미한다. 현재와 같이 명목이자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비슷한 상황이 BTL사업을 추진하는 최적기이다.

셋째,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공공부문에 도입하여 재정투자의 효율성과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게 된다. BTL방식에 의하면 민간은 유지보수까지도 책임지게 되므로 부실공사를 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공기지연이라든지 공사비 증액 등 공공투자에서 종종 나타나는 폐해도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를 보면 학교를 개축하면서 문화나 복지시설을 함께 포함함으로써 부지문제도 해결하고 지역주민의 센터 역할을 해 정부가 추진하는 것보다 훨씬 창의적이다.

BTL제도의 마지막 장점은 이러한 잇점이 철저하게 시장원리와 경쟁에 따라 실현된다는 점이다. 사업자 선정등에 있어 공개입찰이 원칙이다. 정부가 억지로 연기금을 동원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연기금은 자율판단에 의해 참여할 수도 있고 안해도 그만이다.

BTL방식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방식이나, 우리나라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성공적인 재정운영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관계자, 민간사업자 등 사업참여자들의 노력과 함께 이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폭넓은 이해와 지지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