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무풍선과 집값
용수철은 누르면 누를수록 더 높이 튕겨나가는 성질을 갖고 있다. 고무풍선은 어느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삐져나오기 마련이다.
‘용수철’과 ‘고무풍선’. 두 단어는 2~3년 전 집값 폭등기에 즐겨쓰던 해묵은(?) 유행어다. 당시 누르고 눌러도 치솟는 집값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었다.
요즘 부동산시장을 보면 새삼 이 두 단어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최근 강남 재건축과 판교신도시를 진앙지로 주변 분당, 용인지역 아파트 값이 치솟는 모양새는 놀랍게도 수 년 전의 비디오를 다시 보는 것처럼 흡사하다. 참여정부들어서도 규제의 약발이 조금 오래갔을 뿐 시장상황에는 별차이가 없다.
이유가 무엇일까. 정부가 그토록 누르고 눌러도, 불면 훅하고 날아갈 듯이 가벼운 재료에 집값이 두더지처럼 튀어 오르는 이유가 뭘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졌기 때문이다. 집값 억제책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 년째 반복되는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강남은 누구나 선호하는 특급 주거지다. 그만큼 강남은 만만찮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사실상 사회주의 방식까지 도입한 강남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말하면 집값 억제책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한다.
전환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미 우리 사회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과 비용을 치렀다. 그럼에도 서민층의 집값만 더 떨어졌다. 강남 대체 신도시라는 명목으로 판교를 비롯해 파주, 김포, 삼송, 양주 등 아까운 자연환경만 사라지고 있다.
악수(惡手)는 악수를 부른다. 때문에 발상의 전환이 더더욱 시급하다. 시장원리를 외면하고 네거티브 방식만 고집하다간, 언젠가 정부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풍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