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월가의 양심' 버핏도 추락하나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그리고 월가의 양심.
기업의 윤리 경영을 강조해 오던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보험사 AIG의 회계부정 파문이 좀처러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버핏이 버크셔의 자회사 제너럴리와 AIG의 부당거래 의혹과 관련해 평생 처음으로 미국 증권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이뤄진 제너럴리와 AIG간 거래 상품은 보험사들이 자산 손실발생이 생길 위험에 대비해 프리미엄을 주고 구입하는 재보험상품의 하나로 AIG는 이 거래를 통해 재무 상태를 좋아 보이게 할 수 있었고 제너럴리는 수수료 수입을 대거 챙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버핏은 감독당국과의 면담에서 제너럴리와 AIG의 거래를 사전에 알고,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AIG 보험스캔들에 버핏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은 최근 알려진 것은 아니다. 이달초에도 미국 당국이 불법 보험거래와 관련해 버핏과 모리스 '행크' 그린버그 AIG 회장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관심이 그린버그 회장에 쏠려 있었고 버핏에게까지 그 불똥이 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린버그가 40년간 유지했던 AIG의 최고경영자(CEO)자리와 회장직을 내놓기로 하면서 이제는 버핏에게로 여론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제너럴리는 AIG 외에 다른 회사들과의 거래에 대해서도 미 증권거래소위원회(SEC)로부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어서 버핏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버크셔 측은 "버핏이 AIG와의 거래의 본질과 구조를 미리 보고 받았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버핏은 보험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목적과 용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다"고 공식 해명했다.
사정당국 조사 결과, 버크셔 측의 해명대로 버핏이 AIG와의 거래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동안 기업의 도덕성을 강조해 왔고 이로인해 '월가의 양심'으로 불려왔던 것을 감안할 때 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는 것 만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