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정공시 '목적과 원칙'
"상기 내용은 투자판단의 자료로 이용될수 있지만 당사는 이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코스닥 상장기업 지엔코는 지난 4일 1분기 실적을 공정공시하면서 이같은 문구를 삽입했다. 휴맥스도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본 자료는 투자자들의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 소재의 증빙자료로써 사용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실적 잠정치를 발표하는 공정공시 내용이 나중에 예상과 달라져 투자자가 손해를 보더라도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두 업체는 증권선물거래소의 삭제 권고에 따라 이같은 문구를 삭제하고 다시 공시했지만 공정공시의 법적 책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휴맥스 관계자는 "수시로 발표하는 실적 공정공시는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 편의를 위해 공정공시를 하긴 하지만 법적인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실적이 사실과 달라도 책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물론 예상치인 만큼 실제 실적과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지만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만큼 실제 실적과 다른 예상치를 발표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금융감독원이나 증권선물거래소 등 당국이 나서 힘으로 눌러 그같은 문구를 삭제하는 모양이 됐지만 두 기업의 면피성 공시는 애시당초 설득력을 얻기 힘들었던 셈이다. 그것은 TV 광고를 하면서 법적인 의무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자막을 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공시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경영활동 정보를 얻을수 있는 공개적인 통로다. `모든 정보는 완전하고 정확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시의 목적은 투자자가 투자 결정을 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김용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