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울모터쇼의 외화내빈
2005 서울모터쇼가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두며 8일 폐막했다. 이번 모터쇼는 전형적인 '외화내빈' 행사로 진행됐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측은 총 관람객 수를 100만명 이상으로 예상했는데, 업계에서조차 "너무 욕심이 과한 것 아니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역시 시민들의 '자동차 사랑'은 놀라웠다. 지난달 29일 일반인 관람 첫 날 10만5000명을 시작으로 연일 북쇄통을 이뤄 100만명을 너끈히 돌파했다.
8년만에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가 함께 통합모터쇼를 개최한 것이 주효했다고 조직위측은 보고 있다. 반쪽짜리 모터쇼에서 벗어나 각종 볼거리를 풍성하게 갖췄고 이를 바탕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물론 외형상 성공에 만족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자화자찬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 모터쇼는 개최 과정에서 상식 이하의 준비 부족 등 여러 문제를 보였다. 행사 초기 주차장 안내판 등을 정확히 준비하지 못해 관람객들의 차량이 대혼란을 겪어야 했다. 주차 안내 요원과 안내판을 제대로 갖춰 일사불란하게 진행했다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인재'였다.
특히 이번 모터쇼를 개관 후 첫 행사로 치른 한국국제전시장(KINTEX)측은 관람객들에 유형*무형의 불만과 피해를 안겼다. 초기 과정에서 관람객 수를 너무 적게 예상한 나머지 관람객들에 제공한 음식이 일찌감치 동나기도 했다.
결국 상당수 관람객들은 굶주린 배를 자동차와 레이싱걸을 통해 미각이 아닌 시각으로 채워야 했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서 급수가 중단돼 화장실 이용에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모터쇼 폐막일인 8일에는 기자실과 비즈니스 센터 등에서 오전 내내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전시장 외곽 곳곳에는 마무리 단장이 끝나지 않은 '건축중' 흔적이 완연했다. 한마디로 국제행사를 치를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행사부터 치른 것으로, 관람객의 불편은 이미 예고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업계는 이번 모터쇼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 잘라 말하고 있다. 자동차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놀라운 사랑과 관심에 놀랐지만 '낡은 신차'를 앞세워 억지로 구색맞춘 터라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조직위측은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서울모터쇼를 세계 5대 모터쇼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글로벌 모터쇼는 단지 의지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글로벌 모터쇼에 걸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착실히 준비해야 하고, 무엇보다 이를 제대로 추진할 '마인드'가 앞서야 한다.
2005 서울모터쇼는 화려한 외형 만큼이나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