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생아학대와 1인미디어

[기자수첩]신생아학대와 1인미디어

전필수 기자
2005.05.10 11:14

[기자수첩]신생아학대와 1인미디어

대구의 한 산부인과 간호조무사들이 자신들의 미니홈피에 신생아를 학대(?)한 사진을 올린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사진들은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을 찌그러뜨리거나 반창고를 붙이고, 신생아끼리 뽀뽀를 시키는 등의 모습을 담아 네티즌을 놀라게 했다.

L씨 등 사건의 피의자들은 경찰에서 "신생아들의 인상을 특이하게 해 사진을 올려 놓으면 다른 사람들도 즐거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신생아를 학대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미니홈피를 꾸미겠다는 생각에 강보에 쌓인 신생아의 인권과 생명존중사상, 간호업이라는 직업윤리는 안중에 없었던 것이다.

이 사건 이후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카페 등에는 코에 볼펜이 끼워져 있는 신생아와 소파에 기대 있는 미숙아 사진 등 신생아를 괴롭히는 사진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 1인 미디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미니홈피 조회수가 곧 자신의 인기도라고 여겨 이를 확인하고 과시하려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사진이나 동영상들로 자신의 홈피를 장식하거나 심지어 허위로 연예인 누드사진을 보여준다며 포털 게시판에 자신의 미니홈피 주소를 도배하는 네티즌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신생아 학대사건의 피의자인 L씨처럼 미니홈피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런 집착이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탈과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1인 미디어는 글자 그대로 한사람의 개인적 공간이기도 하지만 `미디어'라는 공적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그만큼 네티즌들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대한 공적 책임감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적어도 L씨가 자신의 미니홈피 또한`미디어'의 하나라는 것만 인지했더라도 범법자의 낙인이 찍히는 것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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