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큰손은 ‘꽃놀이 패’를 원한다
삼성전자가 빈사 상태에 빠진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2일부터 8일 연속 순매수하며 주가도 45만2000원에서 47만5000원으로 5.1%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가 920~940을 오가는 동안 대형 우량주 가운데서는 외롭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믿을 건 삼성전자’라는 말을 나오게 한다.
IT주식 안에서는 차별화가 일어나고 있다. TFT-LCD를 중심으로 하는 디스플레이(화면장치) 관련 종목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핸드폰 관련 종목은 약세다. 메모리 관련 종목은 엎치락뒤치락하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아직도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예고한다.
조용히 끝난 옵션 만기..폭풍전야일까?
주가지수옵션 5월물 만기였던 12일 증시는 비교적 조용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7포인트(0.24%) 떨어진 921.21에 마감됐다. 미국의 주가 반등으로 개장초에 928.87까지 올랐지만, 마감 동시호가 때 옵션만기 관련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밀렸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자유로운 코스닥종합지수는 2.68포인트(0.63%) 상승한 428.27에 거래를 마쳤다.
옵션 만기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도는 1699억원에 그쳤다. 매수도 1258억원이어서 순매도는 440억원에 머물렀다. 다만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72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내일(13일)은 ‘13일의 금요일’이다. 13일의 금요일에는 통상 증시가 약세를 나타냈을 때가 많았다.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징크스이긴 하지만, 꺼리는 날이어서 주식을 사려는 사람도 일단 두고 보자는 심리가 강해지는 탓으로 여겨진다.
경기부진+북한 핵+수급불안정=안전자산 선호
큰 손들은 ‘꽃놀이 패’를 좋아한다. 주가가 아주 많이 빠져 더 이상 하락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조정을 멈추고 확실하게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확인됐을 때라야 주식을 산다. 요즘처럼 불확실하고 어정쩡할 때 증시에 끌려 다니면서 투자하지 않는다.
북한 핵 문제는 큰손들이 싫어하는 메뉴 중 하나다. 북한 핵은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증시를 저평가(Discount)해 오고 있는 만성적 악재다. “한국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이 다른 나라의 50%대 밖에 안되는 것은 이미 북한핵 문제가 반영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로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팀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핵 실험’이라는 요소가 새로 등장했다. “과거처럼 북한의 벼랑끝 전술의 하나로서 별문제 없이 해결된다면 다행이지만 정말로 핵 실험에 들어간다면 예측불허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한 증권회사 리서치센터장)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월15일부터 5월10일까지 고객예탁금이 8970억원 줄어들고, MMF도 3조3912억원 감소하는 등 증시관련 자금이 4조9930억원 줄었다. 증시 주변여건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중자금이 위험자산인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잊고 싶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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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사서 먹어 본지 오래다
요즘은 어지간해서 주식을 사서 이익을 내기 어렵다. 종합주가지수가 900~940의 박스권에서 오르내리고, 종목별로도 뚜렷한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빠르게 등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스닥 종목들은 최근 2~3개월 동안 30~60% 폭락한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한 증권회사 서울 시내 지점장은 “주가 조정이 장기화되면서 수급이 안좋아지고 있다”며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북한핵 문제 등이 겹치고 있어 객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고목 나무에도 꽃이 핀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OECD경기선행지수가 3/4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증시는 6~7월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만약 OECD경기선행지수 저점이 내년 1/4분기까지 연장된다면 지수는 한 단계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보다 상황이 나빠지지 않을 경우 900선이 바닥일 수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85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