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메이저보다 빛나는 마이너"

[내일의 전략]"메이저보다 빛나는 마이너"

이상배 기자
2005.05.25 17:45

[내일의 전략]"메이저보다 빛나는 마이너"

"주식투자는 대세가 70, 종목이 20, 타이밍이 10"이라는 얘기가 있다. 시장의 방향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연기금을 대상으로 10년간의 운용결과를 놓고 성과요인을 분석한 결과, 주식과 채권에 대한 자산배분 효과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9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선택 효과가 7%, 매매시점 효과가 2%로 집계됐다.

배경이 미국이고 연기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한국 주식시장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시장의 대세가 주식투자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력이 일반적인 인식에 비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91%의 대세라는 주요변수(major factor)보다 7%의 종목선택과 2%의 매매시점이라는 부수변수(minor factor)가 빛을 발하는 국면이다.

대한민국 전체 주식시장의 92%를 차지하는 유가증권시장은 주춤거리며 심지어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데, 8%의 코스닥시장은 연일 오름세다. 지난 24일에는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을 앞질었다. '닭(코스닥)이 소(거래소)를 잡았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이 대세를 상징한다면 코스닥시장은 종목과 타이밍의 몫이 크다.

한국 증시의 방향타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3일동안 3% 떨어졌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산성피앤씨 조아제약 마크로젠 등은 '황우석 신드롬'을 등에 업고 연일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멘텀 투자가들이 축복받는 순간이다.

위험을 부담할 여유가 있다면, 대세가 쉬고 있을 동안 자산의 일부만 떼어 짧게 치고나오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랠리가 덜 오른 종목들 집어올리는 차원의 '이삭줍기'에 머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에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쌍끌이에 나서며 수급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며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멘텀 투자자라면 기술적으로 코스닥 테마주 쪽을 한번 건드려 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의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라고 오 연구위원은 전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지난해 2/4분기부터 하강하기 시작한 기술(Tech) 경기 사이클이 과거 20년간 평균 수축기간인 1년반의 기간을 점차 채워가고 있다"며 "디지털 TV 등 차세대 IT 모멘텀과 관련된 코스닥 IT주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코스닥의 바이오 등 테마주에 대해 단기매매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목대균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수급의 지속성과 기업의 미래 현금창출능력 등을 고려할 때 IT 중심의 투자전략은 유효해 보인다"며 "그러나 코스닥 테마주에 대해서는 단기매매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변화를 기다리는 시장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31포인트(1.08%) 떨어진 941.30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955선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끝내 내림세를 보이며 5일 이평선(949)를 하향이탈했다. 거래대금은 1조8993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1033억원을 순매수했으나S-Oil시간외 대량매매의 영향이 컸고, 이를 제외하면 200억원 가량의 순매수에 불과했다. 개인이 오후들어 매도 규모를 확대하며 103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43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특히 오후장 들어서 외국인의 선물매도로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불어면서 지수 하락에 빌미를 제공했다.

반면 코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23포인트(0.27%) 오른 453.17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1조7497억원에 달했지만, 전날처럼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원승연 교보투자신탁운용 상무(운용본부장)는 "재료가 없어 오르기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장"이라며 "위안화 절상 등 앞으로 올 재료들을 기다리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원 상무는 "위안화 절상은 여러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실제 이뤄지기 전까지 그 영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만약 위안화를 5% 정도만 절상한다면 추가 절상 가능성 때문에 한국 등 동아시아 통화가 오히려 더 크게 동반 절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은 이날 중국 위안화 절상에 대비해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과 투자시점 포착에 주력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이 가시권 내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이후 중국 정부의 최고책임자와 인민은행 고위직 인사의 발언, 외환관리국장 인사이동 등 일련의 과정을 고려할 때, 위안화 절상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를 대비해 위안화 절상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종목들에 대한 투자비중은 늘리고,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비중을 줄일 때"라고 밝혔다.

이 수석연구원은 또 "추가상승에 대비한 투자시점 포착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거나 주도주가 등장할 때까지 일부 테마주에 초점을 둔 단기 매매도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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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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