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ELS시장의 현주소

[기고]ELS시장의 현주소

한정덕 굿모닝신한증권 프로덕트센터장
2005.06.08 16:34

[기고]ELS시장의 현주소

2003년 3월 국내시장에서 주식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ies) 발행이 허용된 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국내 장외파생 금융상품시장은 과거 수십년동안 선진 자본시장이 만들어 온 성과물들을 압축적으로 이뤄내는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왔다.

국내 장외파생 금융상품의 대표주자인 ELS의 발행규모는 도입 첫해인 2003년에 3조5000억원에서 이듬해인 2004년에는 5조700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세를 보였다. 올들어 1/4분기에만 벌써 3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양적 팽창은 질적 변화를 수반했다. 초기에는 원금보장의 코스피지수를 대상 자산으로 한 만기 1년 이하의 녹아웃(knock-out) 구조 일변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원금비보장의 개별주식을 대상 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의 중장기 상품을 비롯해 다양한 대상자산을, 다양한 구조로 설계해 여타 금융선진국과 별반 차이없는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부터는 장외파생 금융상품 영역에 거의 모든 제한이 사라져 금리, 환율, 상품가격 및 신용 등을 대상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이 등장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적, 질적 성장이 장외파생 금융상품 도입시 기대했던 효과들을 어느 정도 거두고 있을까?

장외파생 금융상품 도입시 기대했던 효과들은 첫째,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적 성장 둘째, 투자자에게 헤지(hedge)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수단 제공 셋째, 증권사의 경쟁력 확보 및 수익기반 확대 그리고 기업금융(자금조달)의 활성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주식시장의 안정적 성장과 관련, 실증적인 검증을 거쳐야 하겠지만 개별주식을 대상자산으로 하는 ELS 시장의 꾸준한 성장은 주식시장에 안정적인 수요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투자자에게 다양한 투자수단의 제공 측면에서도 역시 긍정적이다. 과거 투자자는 기관과 개인을 막론하고 주식 또는 채권 양자 간의 선택을 강요받았다고 할 정도로 국내 금융시장은 투자 대상 자산이 제한돼 있었다. ELS의 등장은 제3의 투자처를 제공했고 투자자는 자신의 위험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제공받을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증권사의 경쟁력 확보 및 수익기반 확대는 증권사간의 편차는 존재하겠지만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시장 ELS 발행 물량의 상당수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을 통해 헤지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ELS발행으로 인해 창출되는 가치의 상당부분이 외국계 IB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내증권사들의 경쟁 격화로 수익성도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 장외파생 금융상품 도입 초기의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내사 자체의 상품설계능력 및 헤지운용능력의 제고가 필요할 것이다. 이는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인적/물적 투자를 통해 이뤄져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을 포함한 기업금융의 활성화는 기업들의 인식부족(장외파생상품은 매우 위험하다는 선입관) 및 법, 규정상의 제한으로 인해 그 기대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장외파생금융 상품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다. 우리가 이루어낸 성과는 짧은 도입기간을 고려한다면 눈부신 것일 수 있으나,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 또한 많다. 과거 증권사의 신규 업무가 도입 당시의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그간의 성취를 보다 발전시키는데 시장 참여자의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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