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고지에서 내려다보는 실적

[내일의 전략]고지에서 내려다보는 실적

이상배 기자
2005.06.15 18:24

[내일의 전략]고지에서 내려다보는 실적

종합주가지수가 3개월만에 1000포인트 고지를 탈환한 가운데 네자리수 안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2/4분기 프리어닝(사전 기업실적 발표) 시즌을 불과 한달 정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15일 코스피시장(옛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19포인트(1.85%) 오른 1001.94로 장을 마쳤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에 오른 것은 지난 3월1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종합지수는 지난 3월11일 고점인 1022.79(종가 기준)를 기록한 뒤 조정을 받아왔다.

기관이 무려 1532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1000 돌파를 이끌었다. 프로그램 순매수가 1356억원 어치로 기관 순매수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국인이 장후반 공격적으로 선물 매수에 나서며 선물값을 끌어올리자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다. 외국인은 그러나 현물시장에서는 오히려 85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의 영향이 컸다. 개인은 1696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며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모처럼 1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상장사들의 2/4분기 프리어닝시즌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같은 실적이라도 900선에서 발표되는 것과 1000선에서 발표되는 것은 다르다"며 "상장사들의 2/4분기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을텐데, 종합주가지수 1000 부근에서 이같은 실적이 발표된다면 주가가 비싸게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도 "그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미국의 장기금리가 최근 소폭 올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하반기는 큰 시세가 나올 것으로 보지만, 아직 경기에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석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전력 SK텔레콤 등 당초 예상치 못한 종목들이 시장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추가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화학제품과 철강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SK㈜ 등 화학주와 포스코 등 소재주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반등론 '솔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름세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이미 충분히 떨어진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추세를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1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동석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둔화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축소, 국내외 금리역전 등으로 인해 원화 가치는 앞으로 두드러진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올해말 1100원, 내년말 1140원까지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B&F투자자문 김 대표도 "달러화 약세는 지난 2년여에 걸쳐 충분히 진행됐다"며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할 때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이 연말 110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류승선 미래애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에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경상수지 흑자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달러 공급이 우위에 있고 미국경제의 불균형 문제도 여전하다"며 "최근 1000원선 지지에 대한 믿음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달러화가 강세 추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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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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