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 고수와 일반 투자자의 차이는 뭘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돈을 잃고 '피눈물을 흘리는' 주식 시장에서 주식 고수들은 '휘파람을 불려' 수십배의 차익을 거둬간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고수들의 돈 딴 얘기에 홀려 나라고 못할 게 뭐 있겠냐는 맘으로 주식 투자에 입문하지만 보통은 이들을 따라잡기는 커녕은 옷깃도 스치기 힘들다. 말 그대로 고수니까.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이지북 펴냄, 홍찬선 지음)는 주식 고수가 되기 위해 반드시 체득해야 할 비전(秘傳)들을 담고 있다. 대개의 성공담들이 그렇듯 한 범부(凡夫)가 뜻하지 않게 뜻을 세우고 당대 고수가 돼 세상을 호령하기까지는 뼈를 깎는 훈련과 연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성공 투자를 위한 길은 주식 고수가 되는 것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동시에 나쁜 습관과 인식을 버리는 대신 올바른 투자 원칙을 익히고 실천한다면 누구나 그 '고수'가 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실천 과제도 알기 쉽고 구체적이다. 주식매매를 잘 하는 기능(Handicraft)과 시장의 흐름을 읽고 전략을 세울 줄 아는 지력(Headcraft), 유혹과 두려움 앞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심력(Heartcraft), 3박자를 겸비하면 된다는 것.
이 책은 성공 투자의 비결이 멀리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상 생활의 체험과 교훈들을 되새기고 응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저자는 이를 깨우쳐주기 위해 친숙한 소재와 화제들을 쉴새없이 끌어다 댄다.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전략이 주식투자의 10대 법칙으로 둔갑하는가 하면, 한국경제의 맥을 잇고 있다는 개성상인의 뛰어난 상술이 주식투자 전략으로 재해석되기도 한다. 때로 후배에게 투철한 직업의식을 갖기를 주문하는 앙드레 김의 충고가 성공 투자의 금언으로 인용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강인한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성공 투자의 안내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 '나인 야드'에 나오는 살인 청부업자 지미 튤립은 "최대한 접근하되 정은 주지마라"라고 말한다. 살인을 잘 하기 위해선 상대가 의심을 품지 않게 친밀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정 때문에'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는 일종의 살인 청부업자의 행동 원리다.
이 역시 성공 투자의 원리로 바뀐다. 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투자한 주식을 애인처럼 잘 알고 사랑해야 하지만 정도가 지나쳐 주식과 결혼해 버리면 도리어 냉정을 잃게 돼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즉 팔아야 할 때 미련 때문에 팔지 못하고 사면 안되는 데도 '정 때문에' 물 타기를 하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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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다. 쉽고 재밌고 일상적인 것들에서 추출한 깨달음이어서 효과는 배가된다. 이것이 저자의 장기고 이 책의 매력이다. '무릎서 사고 어깨서 팔아라',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마라', '잔파도를 타지 마라', '달걀은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아라'처럼 주식 투자자라면 한번쯤 주워섬겼을 법한 증시 격언들도 책 곳곳에서 등장해 실전 사례들과 어우러지며 그 숨은 의미을 드러낸다.
저자는 주식투자에는 4단계가 있다고 설파한다. '모르고 먹는' 1단계, '모르면서 잃는' 2단계, '알고 깨지는' 고통의 3단계, 그리고 '알고 먹는' 환희의 4단계. 뒤이어 마지막 4단계의 고수가 될 자신이 없다면 주식투자를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고 충고한다.
강요하지 않는 친구의 충고처럼 툭툭 던질 뿐이지만 340페이지의 지면을 통해 전달되는 주식투자에 대한 통찰력이 결코 가볍지 않다. 성공 투자를 위해선 기술과 안목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