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
월말 윈도우드레싱 효과가 힘을 발휘했다. 6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주식시장은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운데 투신이 매수에 나서면서 10포인트 가량 상승마감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08포인트 오른 1008.16. 지난 23일 기록한 고점 1010선에 거의 근접했다.
1000선을 돌파했다가 다시 하회하고 돌파했다 다시 하회하는 흐름 속에 어쨌든 1000선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만삼성전자등 대형 기술주들이 무력한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닥이나 코스피(옛 거래소) 시장 내 중소형주로 기우는 추세다. 일례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의약품 지수가 2% 상승하면서 지난번 고점을 넘었고, 코스닥 지수는 503.21에 마감해 네달만에 500선을 다시 밟았다.
다시 부각됐던 단골 악재들은 영향력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년간의 하락추세가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였다. 1030원에 다가서면서 최소한 더 이상 900원대 환율에 대한 부담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올 하반기 기업 실적과 관련해 수출 채산성 악화로 인한 실적 둔화 걱정은 한시름 덜게 됐다.
유가 역시 한차례 60달러대라는 홍역을 겪어낸 뒤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고 있어 대형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줄었다. 유가는 그간 라운드 넘버인 40달러, 50달러, 60달러 등을 넘어서는 시기에 악재로 돌출됐지만 그 이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대형주들의 리레이팅에 이어 중소형주들의 리레이팅이 진행되면서 시장 심리는 나쁘지 않다. '유동성의 힘'에 대한 믿음도 굳건하다.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증시전망을 보면, 하반기는 '맑음'이다. 이 전제가 맞다고 놓고 본다면, 이제 문제는 1000선 안착의 진통이 얼마나 길어질 것이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오버슈팅 국면이라고 판단한다"며 "다음주부터 2분기 기업실적 예고시즌에 진입하면서 오버슈팅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980선을 전후로 한차례 조정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어닝시즌 중반인 7월 중순부터 상승추세에 재진입하는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주식 매수 시점은 지금이 아닌 7월 중순이 적당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삼성증권 역시 7월 증시전망을 통해 조정을 예상하고 단기 전략으로 '차익실현 후 재매수 시점 포착'을 제시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고 PER(주가수익비율) 내수 대표종목은 부분적인 차익실현 및 슬림화를 통한 미세조정이 필요하며, 만일 IT와 자동차가 2분기 실적발표 기간에 실적악화로 조정을 보일 경우 하반기 회복을 겨냥한 선취매를 고려해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독자들의 PICK!
신동준 BIBR인랩스 투자전략 이사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지수가 1020선에서 고점을 찍고 하락할 당시, 맨 처음 거래대금이 하락하고 이후 거래량이 하락한 뒤에 가장 마지막에 지수 상승세가 꺾였다"며 "지금 거래대금이 3조원 수준에서 추세가 꺾였고, 거래량이 뒤이어 5억주에서 하락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시장 에너지고 소모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림 참조)

그는 "지금 주가는 최근 고점인 1010선에 다다랐고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추세가 하락세로 바뀌고 있어 추가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를 예상한다"며 "수급상으로도 외국인 자금이 빨리 수혈되지 않고 있어 매수공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그러나 "연말까지의 고점 1200선은 유지하지만 당장 상승모멘텀이 될 만한 이슈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선물 시장이 장막판 상승폭을 줄였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9월물 가격은 장중 130.30까지 올랐으나 종가에서는 0.80포인트 오른 129.70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결제약정도 장중 6000계약 이상 증가에서 감소, 2797계약 증가로 마쳤다. 8만3000계약 이상으로 쉽게 늘지 못하는 흐름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험상 미결제약정은 만기 후 추세 탐색을 위한 관망, 추세 확신에 따른 증가, 만기 부근 월물 전환용 감소 등 3단계를 거치는데, 아직까지 첫째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그만큼 현 추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밤에는 미국 FOMC가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시장 전망은 25bp 인상에 하반기내 인상 랠리의 마감이다. 이에 대해 BIBR인랩스의 신 이사는 "전고점을 바로 넘을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면 오늘 외국인이 적극적인 현물 매수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오늘은 윈도우 드레싱 효과로 올랐지만 내일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거나, 그린스펀 FRB 의장 코멘트에 변화가 있다면 하락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
▷ 거래량의 흐름이 주가의 흐름보다 시차상 조금 선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거래량의 흐름을 잘 분석하면 주가의 흐름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의 증시격언.
▷ 주가가 횡보하는 가운데 거래량이 늘어나면 주가는 조만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반면 상승하고 있는데 거래량이 감소한다면 주가 상승세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