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행직원 '사면 청량제'

[기자수첩]은행직원 '사면 청량제'

김양현 기자
2005.07.05 08:03

[기자수첩]은행직원 '사면 청량제'

은행권에서 직원들의 기 살리기가 한창이다. 비고의성 징계 대사면과 포상금 지급은 물론이고 정신과 진료 등 보기힘든 프로그램도 도입되고 있다. 그만큼 은행이 고되고 힘들어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사면이라는 전과기록 말소조치다. 고의성이 아닌 업무상 과실로 발생한 징계를 덮어줌으로써 새출발 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자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4일 업무상 과실로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들의 관련기록을 조기에 말소키로 결정했다. 징계기록 말소 대상자는 감봉이하의 처분을 받은 직원들로 총 193명이다. 징계기록이 말소되면 승진 등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어지게 돼 말 그대로 새 출발이 가능해진다.

대사면 조치를 취한 곳은 우리은행뿐 아니다. 국민은행도 7월1일자로 직원 사면 조치를 단행했다. 조흥은행의 경우 과거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사면조치를 취해왔다.

일손부족과 업무량 폭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격려함으로써 업무 효율성과 고객만족도를 높이자는 복안에서 은행이 잇따라 도입하는 모양새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일손 부족과 스트레스로 직원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힘이 나도록 격려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다 이같은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징계를 당한 당사자들을 비롯해 은행 직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업무상 과실로 감봉을 받았다는 모은행 직원은 무척 기뻐했다. 과거 기록때문에 승진때마다 누락돼 동기들보다 승진이 늦어져 자존심이 이마저만 상한게 아니었는데 이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한때의 실수가 은행원의 직장생활을 평생 억압하는 족쇄가 돼서는 곤란하다.

이런 맥락에서 은행들이 큰 마음먹고 단행하는 조치가 고달파진 은행 직장 분위기를 쇄신하는 '청량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돈을 다루는 은행에서 사면은 자칫 직원들의 도덕적해이를 부를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사면기쁨과 함께 전 은행원의 윤리의식도 함께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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