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극약처방의 위험성

[기자수첩]부동산 극약처방의 위험성

원종태 기자
2005.07.20 07:53

[기자수첩]부동산 극약처방의 위험성

8월말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청와대와 당정에서 흘러나오는 강경발언이 홍수를 이룬다.

당정의 부동산 세부담 강화 의지는 어느때보다 강력하다는 게 피부로 와닿는다. 불과 1~2주새 쏟아진 세제대책만도 양도소득세 탄력세율 적용, 종합부동산세 대상 확대 및 세율 인상 , 종부세 인상 상한선 폐지, 토지공개념, 보유세 글로벌스탠더드 수준 인상 등 숨돌릴 틈이 없다.

하나같이 강도높고 파장이 큰 강경책들이다. 최근 또다시 주목받는 토지공개념도 위헌과 헌법불합치 등 복잡한 법논리를 떠나 결국 개발에 따른 이익을 거둬들여 땅투기와 땅부자들을 잡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런 세부담 강화 이면에는 당정이 지나치게 극약처방에만 매달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투기로 돈 번 사람들에게 세부담 좀 늘린다는데 뭐가 잘못됐냐"는 논리로 엄청난 조세저항과 파장이 예상되는 고강도 대책들이 일사천리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

정부는 세부담 강화 못지 않게 과세 대상자들을 어떤 식으로 납득시키고 어떤 식으로 끌어들일 지 이제라도 고민해야 한다.

무조건 강남 등 특정지역에 집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들 모두를 투기자로 몰며 세부담을 한순간에 올리는 것은 극심한 정책 저항을 부를 수 있다. 강남에는 오래전부터 거주한 1주택 보유자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미 수많은 선례에서 보듯 국민들이 수용하지 않고 협조하지 않는 부동산 대책은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정부는 또 세부담을 높여 집부자와 땅부자들의 손목을 비트는 것 못지 않게 대원칙을 세워야 한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 모두가 정책을 의심하지 않고 정책에 협조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최근의 집값 상승이 불과 3년전까지 실시됐던 양도소득세 한시적 감면 등 부동산 경기활성화 대책의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강경 일변도 세제대책이 언젠가는 또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 정책을 의심하지 않고 따라올 수 있는 분위기와 원칙이 마련돼야 정책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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