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건 어때"식 부동산정책 그만
정부와 여당이 8월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연일 덜익은 구상을 쏟아내고 있다. 말 그대로 '구상' 수준의 대책들을 시장에 흘려 반응을 떠 보고 반응이 안좋다 싶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집어넣고 하는 식이다.
정책을 입안하면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론을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충분한 논의와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선거철에나 구경할 만한 아이디어 수준의 대책을 흘리는 식에는 국민 모두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강남 미니 신도시 건설만 해도 그렇다. 원혜영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미니신도시 구상론에 힘을 싣기 위해서인지 구체적인 지명까지 거론하고 나섰지만 정작 건교부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한다.
토지공개념과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놓고 갈피를 못 잡더니 이번에는 강남권 미니 신도시 건설을 대책이라며 내놓은 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강남권 재건축 규제 완화 문제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 제각각이어서 시장에 혼선을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강남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완화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발언과 `절대불가` 입장을 오가더니 경제부총리가 규제완화는 없다며 종지부를 찍었지만 정작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에 비길만한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신뢰를 얻지 못한 까닭이다.
국민 모두가 기다리는 것은 반짝 아이디어 수준의 부동산 대책이 아니라 믿을 만하고 타당성있는 그런 대책이다. 정부내에서 조차 의견조율을 못하는데 과연 누가 그 정책을 믿고 따르겠는가.
곧 8월인데 정부와 여당의 구상은 아직 초보 단계에 있는 것 같다. 또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고 뒷수습에 골머리를 썩이며 '부동산 전쟁'을 또다시 벌여야 하는 것은 아닌 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